미국 생활

사업자금 보태달라는 한인2세, 어떻게 해야 할까 



2014년 4월 9일

요즘 한인1세들의 고민은 온통 ‘자녀’에게 쏠려있다. 대학을 졸업시키는 것으로 자녀에 대한 짐의 절반이상을 덜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은 낙타 바늘 구멍 뚫기처럼 어렵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골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아들 딸을 보며 남모를 속앓이를 하는 한인들은 의외로 많다. 이들이 대학원으로 유턴하고 있는데, 학비와 생활비 부담은 고스란히 한인 부모의 몫이다.

대학원 진학 한인 2세를 둔 1세의 나이는 어느덧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스스로의 은퇴준비를 하기에도 벅찬 나이에 또다시 연간 수만불에 달하는 대학 원 학비를 조달해야 하는 형편이다.

멀쩡한 직장을 다니던 2세들이 제 사업을 하겠다며 직장을 뛰쳐나오면 더욱 난감하다. 결혼해서 처자식까지 딸린 아들이 하지 않으면 안될 사업이라며 손을 내밀면, 한인1세는 미국생활 최대의 기로에 서고 만다.

버지니아 레스톤에 거주하는 한인A씨는 “아들이 사업계획서를 내밀고 투자를 요구하는데, 사실상 아내와 함께 마지막 여생을 보내기 위해 아껴둔 은퇴자금 전부를 달라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자녀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뭐라 할 수도 없으며, 안준다고 책망하기도 어렵다. 각자가 가진 경제적 환경과 그동안의 양육방식이 모두 다르고 특수하기 때문 이다.

정말 뛰어난 사업아이디어인데,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미래의 애플과 구글, 혹은 페이스북의 싹을 미리 자르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기도 하다.

정답은 없지만, 미국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본다면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일단, 미국인들은 자녀를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킨 후에는 대학 재정과 이후 밥벌이는 제가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시대와 상황은 매우 엄중하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서 캥거루 새끼처럼 부모 품을 떠나지 못하는 자녀 때문에 골치를 앓는 것이 미국 부모다. 미국 자녀들도 상당수가 부모에게 사업 자금을 요구하고 부모들은 번민을 한다. 부모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마이 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 은 기업은 존재할 수 없었다. 이 거대기업 창업자 대부분은 부모에게 손을 벌렸고, 초기사업자금 대부분을 부모에게서 조달했다.

▶“내 미래가 우선이다”

일단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인들은 자신의 미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자식에게는 입에 넣었던 것도 집어넣어 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은퇴자금을 모두를 자녀에게 투자명목으로 줬는데, 사업이 실패한다면, 자식뿐만 아니라 부모도 불행한 일이다.

자식은 젊기 때문에 얼마든지 재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환갑이 넘은 부모는 빈털터리 은퇴신세를 벗어나기 힘들다. 매우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메릴랜드 체비 체이스에 거주하던 한인 B씨는 자신의 은퇴자산 대부분인 50만 불을 IT기업을 꿈꾸던 아들에게 줬다가 모두 날리고 말았다. 그는 최근 집을 처분하고 한국 역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벨몬트 대학의 제프 콘웰 교수는 “장 성한 자녀와의 불화는 대부분 사업자금 을 둘러싸고 빚어지며, 상당수는 빌려준 사업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며 “부모 자식간의 금전 관계를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더라도 부모의 총자산의 5% 미만이 되야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최근의 은퇴세대는 매우 취약한 은퇴자산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비율 이상이 넘어가면 은퇴여건 전반에 걸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용/편익 분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투자한 만큼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녀가 손을 내밀 때 투자계획서를 요구한다. 면밀한 비즈니스 플랜이 있는지, 수익 창출 모델은 어떤 것인지, 투자타당성은 조사했는지, 투자 대비 수익율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성인이 된 자녀와의 돈거래는 상당한 위험이 있는 만큼, 즉 상대방이 자식이기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더욱 철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철저히 따져야 자식 스스로도 자신을 더욱 더 성찰하게 되며, 사업에 대한 보다 확실한 전망을 할 수 있다.

모두가 아는 사례는 빼고 보자. Bear Naked라는 시리얼 회사가 있었 다. 브랜던 시노트(Brendan Synnott)가 창업한 이 회사는 기존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시리얼을 만든다.

그레놀라(Granola) 통알곡으로 만든 영양 시리얼인데, 시노트는 지난 2002년 이 회사를 창업할 때 총 창업자금 80만불 중 70만불 이상을 가족과 친구들로 부터 조달을 받았다. 그는 철처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가족을 설득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07년 세계에서 가장 큰 시리얼 회사인 켈로그의 자회사 카쉬 컴퍼니(Kashi Company)에 매각됐다. 벤처 창업에 이른 거액 매각이라는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철저한 검증이 자식과 자신의 성공을 더 앞당길 수 있는 셈인데, 자식의 기를 살려준다며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어릴 적 아이를 기를 죽이지 않겠다며 비싼 브랜드의 옷을 사주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반드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차용증, 혹은 지불각서를 쓰고 돈을 빌려주기도 어렵다. 또한 지분을 요구하는 것도 마땅찮아 보일 때가 있다. 부모자식 관계인데,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생각하고 아무런 조건없이 돈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법률 문제를 따져야 한다.

무상으로 돈이 오가면 증여세가 붙는다. 한국은 받는 사람이 세금을 내지만, 미국은 주는 사람이 세금을 낸다. 연간 증여세 면세점은 1만4천불이다. 이 이상을 주면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내야 정상이다. 만에 하나 잘못되거나, 아니면 자식의 회사가 크게 성공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렵더라도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자식의 창업자금을 대는 미국 부모의 대부분은 지분을 받는다. 차용증을 이용한, 즉 자식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식이 되면, 아무래도 자식의 운신의 폭이 줄어든다. 투자개념이 되면 이 부담이 훨씬 줄어드는 것이다.

만약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면 정식 융자서류를 만드는 것이 좋다. 돈이 빌리고 꾸는 과정에는 반드시 이자가 개입된다. IRS는 연방정부 국채 이자율 이하로 돈이 오가면 반드시 의심을 한다. 차액을 불법 증여로 간주해 세금을 매긴다. 변호사를 사지 않더라도 융자관련 서류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확실한 이자율과 상환방법, 상환기간 등을 명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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