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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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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까지 탄핵안 가결 못하면 사실상 불가능,

조기 퇴진 선언으로 야권 흔들어... 다음주가 갈림길


국회의 탄핵전선을 와해시키면서 정국이 또다시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

검찰 조사를 통해 박근혜의 첫번째 두번째 사과문이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검찰 조사에 대한 약속까지 저버린 상태에서, 지난 2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불명확하고 모순된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이는 ‘하야’의 뜻이나 ‘탄핵’을 수용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니라 민심에 대한 정면 반박이자 퇴진을 원하는 국민과 정치권을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담화문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언론 보도와 검찰 수사 내용을 100% 부인하면서 4%대로 추락한 자신의 지지계층 재결집을 노리고, 급물살을 타던 국회 탄핵소추 의결 움직임에 급제동을 걸기 위한 의도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국회에서 개헌을 포함한 퇴진일정을 재논의해야 한다며 퇴로와 반격의 기회를 포착했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등의 개헌을 통해 실익을 탐하면서 탄핵 대오에서 이탈할 조짐만 보이고 있다. 


비박계 구심점인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며 탄핵을 주도하겠다고 밝혔으나, 박근혜 사과문 발표 이후 대오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탄핵 기회를 잃어버린 야3당은 2일 혹은 9일 탄핵안 가결을 벼르고 있으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비박계의 대오가 흩뜨러져 최대 50명 선으로 알려졌던 탄핵 찬성파 의원이 10명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전체 300명 국회의원중 2/3 정족수로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야3당과 무소속 의원은 모두 171명에 불과해 최소 29명의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의 가담이 필요하다. 


'개헌 블랙홀' 탄핵안 무산 가능성도 제기돼 
박근혜는 지난 2014년 개헌 논의가 봇물을 이룰 때, “개헌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반대해 왔는데, 새누리당 친박계가 3차 사과문 발표와 동시에 개헌과 퇴진 일정을 뒤섞고 나서는 것은, 결국 박근혜 부활을 위한 터닦기 꼼수에 불과하다. 

의회는 협치의 공간으로 적게는 4개 정당, 많게는 십수개 정파와 계파의 이해관계 이합집산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데, 박근혜 하야정국에서 의회추천 총리조차 합의해 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진퇴와 개헌을 섞어 퇴진 일정을 알려달라는 것은 어차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을 뻔히 알기 때문이며, 결코 물러날 뜻이 없고, 헌법에 따른 정상적인 탄핵절차조차 방해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국회가 오는 12월9일 폐회하기 때문에, 늦어도 9일까지 탄핵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만일 실패할 경우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하는 과정부터 진통이 발생하는 등, 국회 내에서의 탄핵 동력이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탄핵안이 가결되면 즉시 박근혜는 직무가 중지된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재판을 기다리면서 피의자 신분으로 강도높은 특검조사를 받게 되지만, 탄핵안이 실패할 경우 적어도 4-5개월 이상의 시간을 벌게 된다. 

보수언론은 3차 사과문 발표이후 사설 논조를 급격하게 후퇴시키며 사실상 박근혜를 엄호하는 형국이다. 
9일까지 탄핵안 가결에 실패할 경우 새누리당 비박계는 박근혜 부활에 따른 두려움으로 재의결 대오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시기적으로 놓고볼 때 과거 이맘 때는 이미 대선정국으로 넘어가 있었다. 
야당 내에서도 정파간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해 대선집권 가능성이 낮은 야당 대권주자 중 일부가 개헌과 퇴진일정을 함께 논의하자고 주장할 경우 야권의 탄핵대오조차 순식간에 붕괴할 수 있다. 
개헌과 탄핵이 모두 정족수 200명으로, 소수정파라고 하더라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눈치를 보면서 본 궤도를 이탈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 비박계와 국민의 당, 민주당 일부세력, 손학규 등이 연합해 제3지대를 형성하고 탄핵찬성을 미끼로 개헌 합의를 요구할 경우 민주당 주류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헌을 위해서는 적어도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987년 제정된 제6공화국 헌법은 사실상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고 헌법재판소 부활, 대통령의 계엄권과 국회해산권 제한 등 부분적인 수술만 이뤄진 개헌이었으나, 제7공화국 헌법은 공화정의 정체 자체를 바꾸는 작업으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경험도 거의 없어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박근혜와 새누리당 친박계가 요구하고 비박계와 국민의 당 등이 침을 흘리고 있는 개헌은, 결국 박근혜의 임기를 고스란히 보장해 주면서 애초에 박근혜와 친박계가 꿈꿨던 개헌을 통한 권력연장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줄 수 있다. 
 
앞으로 1주일, 한국 격랑 속으로 
박근혜는 지난 10월25일 최순실이 박근혜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후 한달 넘게 사과의 형식으로 결백을 주장하고 거짓말을 반복하며 국민들의 화를 돋우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3차에 걸친 박근혜 사과문의 요지는 ‘잘못을 한 것이 전혀 없지만, 물러나라니까 국회가 정해준 순서대로 물러나겠는데, 그렇게 될 일은 전혀 없다’였다. 

민심과 순리, 합리적인 이성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없는, ‘죄의식 없는 확신범’ 박근혜는 폭력이 수반되지 않는 혁명이나 정권전복의 사례가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촛불 시위대가 300만, 1천만명으로 불어나도 결코 청와대 담장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권한을 십분 활용해 불소추 특권 뒤에 숨어, 탄핵 정족수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셈법과 개헌이라는 꼼수를 통해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의도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분노는 불가피하게 여야를 포함한 국회를 향하게 되지만, 물리적으로 탄핵안 가결이 불가능한 국회는 차선책으로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 개헌 정국에 돌입함으로써 탄핵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탄핵에 실패한 야3당과 비박계가 서둘러 4월을 목표로하는 퇴진일정을 박근혜에게 제시하더라도 그동안의 경과를 놓고볼 때 받지 않을 가능성이 100%다. 

합의도 어려울 뿐더러, 일부 정파가 개헌에 대한 합의를 하지 않은 채 퇴진일정을 마련할 경우 이를 핑계로 거부할 명분을 주게 된다. 

설령 받는다고 하더라도 4월까지 5개월 동안의 기간 동안 북한 핵과 미사일 실험, 계엄령, 미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중국과 일본의 돌발변수 등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박근혜 재옹립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12월로 접어들면서 추위로 인해 촛불민심은 급격하게 가라앉게 되고, 여야간 개헌공방이 정국을 도배하다보면 1월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펼쳐진다.

박근혜의 조건부 퇴진 약속은 개헌을 전제로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제하의 직접선거를 통한 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문재인이 개헌에 반대하듯, 반기문을 축으로하는 제3지대 정파가 대통령제 하에서 승산이 더 높다고 판단할 경우 개헌 추진 동력조차 상실하게 된다. 

탄핵 실패하면 반기문 등장과 함께 박근혜 공안정국 
박근혜가 탄핵의도를 좌초시키면 다음 순서는 특검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검찰은 박근혜를 피의자 신분으로 기소중지 상태로 수사결과를 특검에 넘기겠다고 밝혔으나 특검이 박근혜를 뇌물죄나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데 실패한다면 기소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삼성 등 재벌들의 뇌물공여죄도 성립해야 하는데, 이 또한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박근혜는 임기초인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공작사건을 수사지휘하던 채동욱 검찰총장과 휘하 수사팀을 흔들어 와해시켰는 등, 검찰장악력이 남달랐다. 

내년 2월 예정된 검찰정기인사는 또다른 뇌관일 수 있다. 
박근혜가 이때까지 탄핵 등으로 직무가 정지되지 않는다면 검찰 인사를 무기로 강력한 공안정국을 조성함과 동시에 대선에 조기에 개입해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를 도울 것이다. 
1월말 종합편성채널 재심사를 앞두고 조중동 등 종편 5사는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으며, 촛불민심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위한 공안정국 조성 카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의 반격은 이미 11월30일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박근혜는 한광옥 비서실장이 자리를 옮겨간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에 세월호 사건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최성규 목사를 임명했다. 박근혜 게이트의 특검 주요 수사 주제가 바로 ‘세월호 7시간’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청와대 참호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해가 넘어가면 각당은 정상적인 정당 시스템이 와해되고 대선예비주자를 주축으로하는 대선캠프로 분리돼, 박근혜의 임기말 횡포를 막을만한 세력은 남아나지 않게 된다.

제3지대 정당이나 정파 등장으로 한지붕 서너가족, 혹은 두세지붕 한가족 형태의 기형적이고 임시적인 정파 조직으로 재편돼, 대선 이외의 이슈는 빠르게 소멸할 수밖에 없다. 

1년안에 저절로 소멸할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위해, 눈앞에 둔 대권을 외면할 후보는 없다. 
결국 하야와 탄핵정국은, 2016년 늦가을의 ‘먹을 것 없이 요란하기만 했던 소문난 잔치’로 그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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