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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국 대통령 취임 '백악관 교대'는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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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고종이 미국에 파견한 외교사절 보빙사절단은 귀국후 보고를 통해 “미국은 4년마다 임금을 투표로 뽑는 이상한 나라”라고 보고했다. 


1월 20일, 연방의사당에서 치뤄지는 대통령 취임식에 전세계 이목이 쏠리지만, 미국식 대통령제 공화정의 진면목은 같은 날 백악관 이사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 


대통령 취임식 당일 취임 선서 이전까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 시간 이전에 이삿짐을 뺄 수가 없다. 

이삿짐을 미리 싸둘지언정, 취임선서 이전에 이삿짐을 뺄 수 없기 때문에, 신구 대통령 교체 시간 5시간 동안 백악관은 촌음을 다투게 된다. 


21년동안 백악관 의전실장(White House chief usher)을 역임하며 다섯번이나 백악관 이사를 경험했던 게리 월터스는 “대통령의 이사는 ‘계획된 혼란(organized chaos)’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삿짐을 미리 빼고 미리 옮겨놓으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막중한 대통령의 책무를 감안하면 같은 날 이사를 나가고 이사를 들어오는 관행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신구 대통령의 공식적인 이사 지침이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 1963년 제정된 대통령정권인수법(Presidential Transition Act)을 통해 이사지침이 확정되기 전에는 대재앙에 가까운 혼란이 발생했었다. 


존 애담스 전 대통령은 퇴임 훨씬 이전에 이사를 나가 국정공백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퇴임 후에도 이사를 하지 않은 토마스 제퍼슨 전 대통령은 제임스 메디슨 대통령과 수개월 동안 동거하며 두명의 대통령이 존재하기도 했었다. 


백악관을 비워줘야 하는 측에서는 치부를 가리기 위해, 정권을 차지하는 측에서는 이 치부를 밝혀내기 위해 여러 흑막이 전개됐다. 

지난 1960년 11월초 선거에서 승리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민주)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공화)을 한달 이상 지난 12월 8일에 첫 만남을 가졌다. 
대통령 인수인계팀은 그보다 늦은 12월 말에야 책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상의 젊고 개혁적인 어젠다를 주도했던 케네디가 두려웠던 것이다. 당시 백악관은 트럭 400대 분량의 서류를 야밤에 반출하거나 폐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사단을 겪은 후 케네디 행정부는 대통령정권인수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법도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같은 정당 정권간 수평 이동에도 문제가 많았다. 

지난 1988년 선거에서 당선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공화)은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공화)의 부통령으로, 가장 매끄러운 정권이양작업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역사상 가장 부실하고 가장 시끄러운 이양작업으로 기록된다. 

정권이 끝나면 4년에서 8년간의 호시절은 종언을 고하게 된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 백악관 관료들은 아버지 부시 행정부를 레이건 행정부 3기 정도로 생각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착각했었다. 

아버지 부시도 선거운동과정에서 레이건 행정부 백악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여러 형태의 언질을 주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으나, 아버지 부시는 전면적인 물갈이를 하고 말았다. 
인수인계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아이젠하워-케네디 정권인수 이후 차라리 정당 정권이 바뀔 때 인수인계작업이 순조로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아들 부시 행정부간, 아들 부시-오바마 행정부간 정권이양과정에서 새어나온 잡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차기 정권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 성심성의껏 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종의 물먹이기 작업은 피할 수 없었다. 
새 행정부 출범 초기 발생하는 인사와 총무, 절차 상의 시행착오는 모두 전임 관료의 장난질이라고 보면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소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권인수작업을 대선 직후 당선자 진영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전당대회 직후 양당 후보 진영을 상대로 일찍 시작할 필요를 느꼈다. 

대선과 대통령 취임식 사이 73일 동안 백악관의 주요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것은 상당한 물리적 한계를 지닌다. 

연방정부는 400만명의 연방공무원과 군인을 관할하고 매년 4조불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그 정점에는 백악관에 위치해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비서실장으로 지역구를 승계받은 테드 카우프먼 연방상원의원(민주)의 주도로 지난 2010년 대선전대통령정권인수법(Pre-Election Presidential Transition Act)이 성사돼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인수팀을 가동하면서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시켰다. 
대통령직 인수인계의 마지막 화룡점정이 바로 취임식 당일 백악관 이사다. 

백악관 1월20일 오전4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는 정무직 비서 등 공무원 외에도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정년을 보장받는 직업 공무원 9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과 계약직 직원 10여명 등 총 100여명은 취임식 전날 퇴근하지 않고 백악관 내 자신의 일터의 간이 침낭에서 잠을 잤다. 

취임식 일정이 오전4시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퇴근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백악관 주방 근무 직원들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일정을 소화한다. 대통령 부부를 위한 아침 커피와 취임식 직전 백악관에서 갖는 티타임, 오후 스낵타임과 저녁 만찬, 21일 공식 조중석식 만찬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악관 주방기구 중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소장했던 접시 등을 제외하면 모두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이삿날 가장 한가한 부서이기도 하다. 

전날까지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백악관 2층 생활공간 관저 내 개인 이삿짐을 정리해 쌓아놓았으나 규정에 의해 밖으로 반출을 할 수는 없었다. 
 
백악관 1월20일 오전8시30분  
오전 8시30분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식사를 마친 다음, 백악관 관저에서 일하던 모든 직원이 속속 대통령 만찬장으로 들어왔다.  

취임식 당일 떠나는 대통령과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던 자리로, 때론 눈물바다가 되곤 한다. 정이 많았던 아들 부시 대통령은 거의 통곡 수준으로 울었다는 후문이다. 
관저 직원과 격의없이 어울렸던 오바마 대통령도 눈물을 비추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가족은 인사말을 하고 조그마한 기념품을 선물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백악관 직원들 또한 대통령에게 선물을 준다. 
취임식 당일 성조기는 새로 교체되는데, 백악관 의전실이 1989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임 때부터 기존의 백악관 성조기를 예쁜 함에 담아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이후 백악관 블루룸에서 신구 부통령 내외와 3부요인 내외,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커피 타임을 가졌다. 

오전 10시30분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북쪽 현관에 대기한 리무진을 타고 취임식이 열리는 연방의사당으로 떠났다. 

백악관 1월20일 오전10시31분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떠난 직후부터 백악관은 대혼란이 펼쳐진다. 
특히 백악관 2층과 3층 대통령 관저에서는 직원들이 마치 불이 난듯 바쁘게 뛰어다닌다. 
대통령 부부가 직원의 도움을 받아 대부분의 이사짐을 싸놓은 상태지만, 취임식 오전까지 필요했던 물품을 정리하는 일은 나머지 직원들의 몫이다. 

대통령의 취임식행을 통보받은 비밀경호국 SS는 백악관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이삿짐 트럭을 호위하며 남쪽 현관으로 들어온다. 

대통령이 취임식에 갈 때 북쪽 현관을 이용하고 남쪽 현관으로 이삿짐 트럭을 들어오게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이삿짐 트럭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경호팀의 마지막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퇴임 대통령의 이삿짐 트럭도 이때 동시에 남쪽 현관으로 들어오는데, 서로 마주보는 형국이 연출된다. 

SS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입하려는 이삿짐을 모두 사전에 검사했다. 
가구 등 덩치가 큰 물건은 메릴랜드 모처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 창고에 보관했다가 취임식 당일 다시 가져온 것이다. 

SS는 이사를 위해 이삿짐 용역업체를 고용했지만, 용역업체 직원이 이삿짐을 옮길 수는 없다. 

법률에 의거해 신구 대통령 이삿짐은 백악관 관저 직원들만이 옮겨야 하기 때문에, 이날 백악관 직원들은 극도의 피로를 호소한다. 

백악관 측은 “어느누구도 대통령 소유물이 백악관에서 반출돼 이베이 경매장에 나타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이삿짐이 트럭에 모두 실리면 백악관 직원들은 신속하게 청소작업을 벌여야 한다. 

러그 등 바닥 청소와 유리창 청소가 동시에 이뤄지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요구했던 러그와 카펫 일부의 교체작업도 진행된다. 

애완견을 기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위해 애완견 알러지 대응 방역도 실시했다. 
이때부터 백악관 관저의 난방 온도가 변경된다. 새로운 대통령 가족의 기호에 따르는 것이다. 청소와 동시에 백악관 기술직 공무원과 하청용역직원이 배관부와 철제 용접 부위, 경미한 목재 수리 업무를 위해 투입된다. 

전기수리공은 새롭게 전등을 교체하고 인터넷과 케이블 TV도 이때 가설됐다. 
트럼프가 뉴욕에서 파견한 큐레이터가 새로운 액자를 걸기 위한 세팅준비작업도 진행됐다. 

하지만 취임식날 새롭게 페인트를 칠하거나 벽지를 바르는 등 대공사를 진행할 시간은 없기 때문에, 짐 자리를 잡기 위한 아주 사소한 공사만이 가능하다. 

백악관에는 모두 16개의 침실이 있는데, 침실 개폐방식을 조정해 작은방 몇 개를 큰 방으로 트는 공사가 진행된다. 칸막이 형태의 방이기 때문에 조립은 의외로 쉽다. 
또한 문을 열 때 밀도록 하는지 당기도록 하는지 등의 방식을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레이건-아버지 부시 교체기에 모두 9개의 방을 개조한 바 있다. 
가구 등의 위치는 물론 박스별 수납 공간도 모두 사전에 지정돼 있기 때문에 이사는 빠르게 진행된다. 

비누와 샴푸, 침대 커버와 린넨, 심지어 화장지 등도 모두 대통령 가족이 지정 편성해 놓기 때문에 이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2층과 3층에는 백악관 공식 식당 외에 가족식당이 별도로 있는데, 이곳의 이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이곳의 주방기구는 모두 대통령 가족이 개인적으로 반입하는데, 여기서 소요되는 음식값, 즉 그로서리 쇼핑 비용 등은 모두 대통령이 별도로 지불한다. 

백악관은 공식적인 삼시세끼 식사와 약간의 간식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만 부담한다. 
한국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청와대 관저 요리사를 통해 별도의 음식을 반출하는 것 같은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백악관 꽃 전담 직원은 집안 곳곳에 대통령이 선호하는 꽃 화병 장식을 일신하게 된다. 
백악관 관저에 위치한 작은 홈 씨어터에는 새로운 영화 DVD가 꽂히고 볼링장에는 대통령 가족에게 맞는 새 볼링신발을 비치하게 된다. 
루프 테라스도 종종 교체되기도 하는데, 트럼프는 교체를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조달청 GSA는 이삿날 백악관에 여섯명의 직원을 파견한다. 
오벌 오피스 등 대통령 공식 집무실 공간의 재배치와 구입한 물품을 인도하고 청소와 페인트칠 등의 공사를 감독하기 위해서다. 

오벌 오피스는 특히 신임 대통령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각별하게 신경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임식에 GSA는 오벌 오피스 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흉상을 제거하고 영국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흉상을 다시 복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초 처칠 흉상을 철거하고 킹목사 흉상을 세웠는데, 트럼프의 오바마 유산 지우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오벌 오피스는 앞으로 두세달동안 계속 리모델링 작업을 벌일 수밖에 없다. 
새 대통령은 모든 가구와 휘장, 예술품 교체를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집무실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내구연한이 남은 가구 등을 폐기할 경우 본인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정오 무렵 연방문서기록보관소(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에서 파견나온 십수명의 직원들이 백악관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이들은 이사과정에서 흘린 중요한 문서나 대통령 기록물이 찾기 위해서 파견나온 것이다. 

이사팀은 전임 대통령이 사용했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외국 정부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별도로 챙겨놓는데, 대통령 기록물 보존을 위해서다. 

백악관 1월20일 오후 2시30분  
오후 2시 30분 취임식을 마친 대통령이 취임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백악관 의전실장은 이사 프로젝트마다 할당된 섹트별 업무 수행 정도를 최종적으로 빠르게 확인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고 생각하는데 의외의 복병을 만나기도 한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 당시 아들 부시의 쌍둥이 딸 바바라와 제나가 취임식 퍼레이드에 지친 나머지 백악관 입성을 거부하며 소란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꽃꽂이 담당 직원이 두 쌍둥이를 꽃으로 유인해 백악관으로 들여보냈다. 

백악관 1월20일 오후 2시30분  
새 대통령은 취임식과 퍼레이드를 아무리 빨리 마쳐도 물리적으로 오후 3시 30분 이전에는 백악관에 도착할 수 없다. 

엄청난 인기속에 취임했던 오바마와 클린턴 대통령은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했는데, 대체로 새 대통령은 당일 3시 30분부터 5시30분 사이에 도착하기 마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경 남쪽 현관을 통해 입장했다. 

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듣는 첫번째 공식적인 말은 의전실장의 “Welcome to your new home, Mr. President.”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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