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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미국 대통령에게  4천만불 뇌물 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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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뇌물공여 및 횡령, 국회증언감정법의 위증 혐의로 기소될 상황에 처해 있다.


특검팀이 이재용에게 적용한 전체 뇌물공여 혐의 액수는 440여억원에 이른다.


한국법에 따르면 이재용과 박근혜, 최순실은 거액 뇌물죄를 추가 징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불법 제2조 제1항에 의해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미국 최고 부자 빌 게이츠가 삼성 이재용에 비견되는 각종 잇권 청탁을 위해 미국 대통령에게 440억원에 상당하는 4천만불의 뇌물을 제공했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법에 따르면 뇌물제공자와 수뢰자 모두 연방법(18 USCS prec § 201(b))에 의해 최대 15년형의 징역형, 그리고 25만불과 수뢰액의 3배 금액 중 큰 금액을 벌금형으로 선고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 모두 적용된다. 


이재용은 뇌물죄 외에도 한국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해 여러 건의 위증혐의로 기소됐는데,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의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게이츠가 연방의회에 출석해 ‘몰랐다’, ‘주지 않았다’, ‘만난 적이 없다’, ‘돈을 준 적이 없다’ 등의 위증을 할 경우 연방법(18 U.S.C. §1621)상 위증죄(perjury) 및 허위진술죄(false statement)로 5년 이하의 징역, 최대 25만불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데, 이 또한 대부분 동시에 적용된다. 


이재용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혐의가 적용됐는데, 뇌물 제공액수를 모두 회사돈 횡령으로 간주했다는 뜻으로,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미국은 횡령죄를 단독으로 처벌하는 법률이 없지만, 연방법(U.S.Code Chapter 63 §1341, 1343) 상 회사 업무와 관련된 사기죄, 업무상 배임죄, 배임수재죄, 협박죄, 뇌물죄 등이 적용된다. 


배임죄 등에 대한 형량은 뇌물죄 보다 훨씬 높아, 단순 배임죄라고 하더라도 최대 20년형과 벌금형이 부과된다. 


만약 배임 및 사기 액수가 많을 경우 범죄유형과 관계없이 범죄수준에 따라 43단계, 범죄전력과 관련하여 6단계로 나눠, 각 세부기준에 연방법원 법관이 선고할 수 있는 형벌범위를 제시하고 있다는데, 최대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미국에서 각종 사기 및 배임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수백년의 징역형을 받는 이유도 최대형량이 종신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재용과 빌 게이츠에게 가상으로 적용한 혐의에 대한 최대 형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뇌물죄와 위증죄는 한국이 더 높고, 횡령죄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법당국의 의지와 죄질 판단에 따라 이재용이 선고받을 형량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미국이 뇌물죄를 매우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40억원에 달하는 뇌물죄로 미국에서 기소된다면 최고형량이 불가피하다. 


미국에서 뇌물죄로 처벌받은 사례는 그리 많지 않은데, 뇌물액수에 비해 형량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워싱턴 한인에게 익숙한 뇌물 사건이 지난 2010년 발생한 바 있다.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군수로 8년간 재직했던 잭 존슨이 개발업자로부터 20만불 상당의 뇌물을 수뢰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연방수사국 FBI에게 체포되기 직전 받은 돈을 화장실 변기에 넣어 물을 내린 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돼 7년3개월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뉴욕 한인들도 지난 2013년 흔치않은 정치인 뇌물 사건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말콤 스미스 주상원의원이 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장 공화당 예비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네명의 정치인에게 모두 10만불의 뇌물을 나눠 준 혐의로 기소돼 7년형을 선고받고 연방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미국에서는 10만불에서 20만불 사이의 뇌물로 7년형을 넘게 선고받지만, 한국에서 1-2억 정도의 뇌물혐의로 이정도 복역하는 예는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법률상 양형과 별도로 뇌물 범죄에 대한 처벌 의지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한국재벌들의 경우 뇌물죄로 기소되면 거의 예외 없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사면을 받고 형집행정지로 풀려나는 것이 보통이다. 


미국 뇌물죄 적용 드문 이유 

미국에서는 뇌물죄가 거의 사문화된 법률로 간주된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돈봉투를 건네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뇌물죄로 처벌받을 경우 일평생 공직 진출과 연방정부 사업 수혜 등이 불가능해지며, 연방수사국 FBI가 함정수사로 공직자 주변을 압박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깨끗한 사회라고 보기는 힘들다. 

뇌물죄는 뇌물을 주려고 하는 유혹이 가장 큰 문제인데, 각종 잇권 청탁과 관련해 직접 돈봉투를 주지 않아도 되도록 로비를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공직자를 대상으로 합법적으로 로비를 한다는 것은, 공직자를 대상으로 직간접적으로 뇌물을 건네는 것을 묵인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업 추진의 타당성 등을 설명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각종 로비활동을 하는 행위를 인정한다는 얘기다.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뇌물을 건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공익에 적합한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한다면, 로비를 통해 법률 개정이 이뤄질 수도 있으나, 삼성의 이재용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연금관리공단이 전국민의 은퇴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2미치면서까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결의에 찬성하게끔 할 수 있는 형태의 로비는 불가능하기에 이재용의 로비는 그 자체로 불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가 백악관을 상대로 진행가능한 로비는, IT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기 위해 다른 IT기업과 연대해 업계 이익단체를 동원한 법률 로비 활동일 것이다. 


만약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금지법 위반 사항을 기각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뇌물을 행사했다면 패가망신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뇌물죄 적용의 위험을 무릅쓰고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은 아예 없기 때문에 공직자는 오히려 이해관계충돌조항을 더 조심하는 풍토다. 


연방법과 50개 주법이 모두 공무원, 금융기관 종사자 등이 자신 또는 자신의 배우자, 파트너,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관이나 단체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관련되는 사안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회당 20불, 연간 합산 50불 이상의 선물을 뇌물로 간주하는 미국에서, 이해관계충돌조항은 뇌물죄보다 훨씬 위험천만한 행위로, 위반시 뇌물죄와 동일하게 처벌된다. 


도날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이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임시방편적인 대책을 내놓았으나 연방윤리규정에 턱없이 미달해 임기 내내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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