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경제 뉴스

국경장벽 건설,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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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명령 한계 외에도 

돈, 사유재산 침해 이슈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과연 성사될 수 있을지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엄격하게 예산입법주의를 채택하는 나라다. 

예산도 법률의 일종으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행정명령은 행정권만 발동하고 예산안은 따로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는 80억불이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2천마일에 걸쳐 콘크리트 장벽을 건설하는데, 최소 200억불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경에 구조물을 세우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1990년 전체 국경을 펜스로 둘러싸겠다고 공언하고 캘리포니아주 샌디애고 접경 국경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건설된 곳은 30마일 정도에 불과했다. 

예산 배정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민간인 소유 토지와의 갈등이 커지면서 포기하고 만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아들 부시 행정부가 다시 국경펜스 계획을 실행에 옮겼으나 70억불로 남서쪽 국경 650마일을 건설했다. 


장벽보다 훨씬 돈이 덜 드는 철제 펜스 건설비용이 1마일당 500만불에 달해, 겨우 애리조나주 국경의 절반 정도만 설치했을 뿐이다. 


이 곳에는 현재 높이 10-18피트(6미터) 내외의 철제 펜스가 처져 있지만, 맨손으로도 넘을 수 있도록 받침대가 시공돼 있는 경우가 많다. 넘기 힘들면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땅굴을 파서 이동하는 등, 철제 펜스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공사에서도 민간인과의 사유재산 침해 논란이 발생하면서 공사는 매우 더디게 진행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리적인 펜스 건설을 중단시키고 전자적 감시장치를 설치하는 전자장벽 건설계획을 수립했으나 이마저도 예산부족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트럼프가 말하는 국경장벽은?

트럼프는 구상하는 국경장벽은 2천마일에 달하는 남쪽 국경에 크고 아름다운 장벽을 세우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장벽은 철조망펜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 성벽을 말하는 것으로, 두께 3미터 이상, 높이 25미터 이상을 요구한다.


이 규모를 충족시키려면 1조불도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의 한해 예산이 4조불이 채 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의 재정상황을 고려해 멕시코출신 불체자의 본국 송금을 차단하겠다는 압력을 넣어 장벽설치비용 전체를 멕시코정부로부터 얻어내겠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현실성은 희박하다. 


현재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 CBP(U.S. Customs and Border Patrol)은 매년 130억불 이상을 집행하고 있다. CBP에 소속된 경비인력만 6만4천여명에 달해, 행정부 하부 조직으로는 가장 많은 인력을 가동하고 있다. 


한인들은 이 장벽을 한국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휴전선 철책으로 연상할 수 있지만 철책은 장벽(wall)이 아니라 펜스(fence)로 구분하며,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펜스가 아닌 장벽’이라고 밝히고 있다. 


과거 동독 내 베를린을 동서로 가른 베를린 장벽,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가른 팔레스타인 장벽과 같은 콘트리트 장벽을 말하는 것으로 중세시대 성곽을 가로지르는 높고 넓은 장벽을 요구하는 것이다. 


근세 이후 대포라는, 장벽을 붕괴시킬 수 있는 무기가 등장한 이후 장벽의 효용은 안보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현대에 들어서 이 장벽은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해, 요즘엔 동유럽 각지에서 중동계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총 352마일의 펜스와 299마일의 자동차 진입 차단막(Barrier) 등 651마일의 국경 폐쇄 장치를 마련했다. 


전체 국경 2천마일 중 30% 정도만이 펜스 등으로 보호되기 때문에 국경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처럼 보여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휴전선은 155마일에 불과한데 이를 장벽으로 둘러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휴전선 펜스에 전방 20개 사단 30만명의 인력이 투입돼 지키고 있지만 북한군인이 노크 귀순을 하고 펜스 바로 앞에 지뢰를 매설하고 도망갈 정도로 완벽한 차단관리가 쉽지않다. 


2천마일의 국경중 651마일에 펜스 등을 설치하고 6만4천여명의 유급 공무원을 배치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펜스 등이 설치된 651마일은 캘리포니아, 뉴 멕시코, 애리조나, 텍사스주 등 멕시코와 국경을 면한 4개주 국경 중 밀입국 상습 루트다. 


그 외의 지역은 감시 타워, 그라운드 센서, 적외선 탐지 카메라, 무인 항공 정찰기, 자동소총을 소지한 경비대원이 지키고 있다. 펜스 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사막과 산악 등의 지형으로 물리적으로 밀입국이 매우 힘든 지역이다. 


연방국토안보부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17년 동안 약 6,300여명이 밀입국 도중 사망했으며 2,500여명은 실종 상태다. Wall을 그냥 한국 주택가의 야트막한 블록 담장 정도로 생각하면 안된다. 

‘인력으로는 타고 넘을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견고한 경계’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말하는 장벽이 “조립식 콘크리트 슬라브로, 높이는 35-45피트”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콘크리트 장벽은 철조망 펜스보다 공사단가가 많게는 50배 이상 소요된다. 


미국-멕시코 국경 2천마일에 아스팔트보다 훨씬 비싼 6차선 콘크리트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를 깐다고 생각하면 돈이 어느정도로 많이 들어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트럼프는 공사비로 80억불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워싱턴 지하철 실버라인 11마일 연장 공사에 들어간 비용만 68억불이다. 


연방상원군사위원회 위원장이자 2008년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의원(공화, 애리조나)은”요즘 미해군이 인도하는 신형 핵추진항공모함 한대 가격이 130억불, 웬만한 구축함가격이 80억불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비의 비현실정을 지적하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러시아 등과의 국경을 책임지고 있는 연방국토안보부 국경보안국 CBP의 연간예산이 40억불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예산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예산심의의 전권을 쥐고 있는 연방하원의 폴 라이언 의장(공화, 위스콘신)은 “무슨 돈으로 장벽을 만드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장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특별세금을 걷는 일이지만, 대표적인 감세주의자 라이언 의장의 동의를 받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장벽건설 반대여론이 54-60% 수준이라는 점도 트럼프에게는 부담이다. 


그렇다고 당선을 견인한 공신 공약을 폐기할 수 없는 트럼프는 아들 부시 대통령처럼 극히 일부의 예산만 배정받아 공사 착공 후 흐지부지하며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은 했다는 신호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경장벽이 어려운 또다른 이유 1. 물리적으로 건설 불가능

2천마일 국경중 장벽 건설이 용이한 구간은 거의 없다. 

현재 펜스가 설치된 구간은 텍사스주 엘파소 서쪽의 자로 잰듯한 일자형 직선 구간 뿐이다. 

대부분의 국경은 리오 그란데강을 끼고 있는 구불구불한 사하천으로 장벽 건설의 기술적 한계를 노정시키고 있다. 


멕시코만과 빅벤드 국립공원, 아미스테드 댐 등의 공사는 아예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영토확장 과정에서 남쪽 국경의 경우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전쟁을 중단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국경장벽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 2. 대부분의 국경 민간인 소유 

서쪽 국경인 애리조나주와  뉴 멕시코주 국경은 대부분 연방정부 소유 토지라 돈이 별로 들지 않았으나, 극소수의 민간인 토지 내에 펜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홍역을 치뤄야만 했다. 


그러나 2천마일 국경 중 1,241마일을 차지하는 텍사스주 국경은 대부분인 민간인 소유다. 애리조나주 등은 미국 연방의 영토 확대과정에서 점유한 땅이지만, 텍사스주는 독립된 공화국이 자발적으로 미국연방에 편입돼 텍사스 공화국이 이미 민간에 모든 토지를 불하한 이후이기 때문에 국유지가 적다. 


국경장벽이 어려운 또다른 이유 3. 자연국경

국경의 대부분은 강과 산맥 등의 자연지형에 따라 나눠져 있다. 

200년전 국경과 지금의 국경은 면적상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리오그란데강과 지류 하천 사이에는 메릴랜드주 면적만한 국경 변경 사항이 존재한다. 물의 흐름에 따라 땅이 패여 과거와 달라진 국경이 많은 것이다. 


심지어 과거에는 미국 땅이라서 계속 살았던 미국인들이 사실은 멕시코땅에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난 사례가 부지기수로 많다. 


텍사스주 국경 지역인 브라운빌 지역의 골프장과 주택단지는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이제는 멕시코 영토 내에 주거지를 두고 있다. 장벽이 건설된다면  이들 주거지역은 멕시코 땅으로 넘어가 거주민은 멕시코 국민이 되고 만다. 


멕시코와의 국경 확정 과정이 필수적인데, 고문서가 등장하고 사유토지 분쟁까지 개입해 진척이 쉽지 않을 것이다. 


국경장벽이 어려운 또다른 이유 4. 감시 

자넷 나폴리타노 전 연방국토안보부 장관은 “우리가 50피트짜리 장벽을 세우면 곧바로 51피트짜리 사다리를 보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벽의 높이는 넘는 사다리만 있으면 월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펜스가 없는 구간에는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돼 있으며 감시카메라와 센서 등이 설치돼 있다. 이른바 전자적 장벽인데, 물리적인 장벽을 건설하는 것보다 이 같은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국경장벽이 어려운 또다른 이유 5. 그래도 넘어온다 

멕시코출신 불법월경자가 줄어들자 과테말라, 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3개국 출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국이 장벽을 건설하고 감시인력을 아무리 많이 배치해도 중남미의 정정불안 사태가 계속되는 한 불체자 유입은 막을 길이 없다.  

전세계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듯이 난민은 국경장벽이 감당하기 힘든 압력으로 작용해 장벽을 뚫고 넘게 한다. 

트럼프의 계산은 한참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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