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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부서지는 기억... 지워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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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내가 나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거야”

세 아이의 엄마, 사랑스러운 아내, 존경 받는 교수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앨리스는 어느 날 자신이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행복했던 추억,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잊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는 앨리스. 


하지만 소중한 시간들 앞에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해 당당히 삶에 맞서기로 결심하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인공 역을 맡은 줄리안 무어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 주기도 했던 리사 제노바의 소설 ‘스틸 앨리스’(Still Alice) 줄거리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50세의 앨리스란 여인이 있다. 그녀의 남편도 하버드 교수이자 생물학자이며, 큰 딸은 법대, 둘째 아들은 의대 출신에 막내딸은 배우로 활동 중이다. 


부러울 것 없는 미국의 상류층 지식인 앨리스의 삶은 빈틈 하나 없이 완벽했다. 적어도 알츠하이머란 불청객이 그녀 인생에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갱년기 증상이려니 하고 넘겼던 사소한 건망증이 알츠하이머가 되어 앨리스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그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만다.

알츠하이머가 무서운 이유는 병에 걸린 환자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깊은 슬픔과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50세의 젊은 나이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앨리스에게 가족들은 불편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남편인 존은 점점 더 일에만 몰두하기만 하고, 20대인 세 자녀는 엄마의 병이 자신들의 미래에 누가 될까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족에게 의존하고 위축되는 대신,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기억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한다. 


사라지는 두뇌의 기능을 붙잡으려 발버둥치는 대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앨리스의 모습에 암묵적으로 그녀를 외면하고 한숨만 짓던 가족들도 점차 그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바보가 되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아니라 존재감을 잃지 않는 아내이자 엄마, 교수인 앨리스. 그녀는 원제처럼 ‘여전히 앨리스 STILL ALICE’인 자기 자신을 확인한다.


2030년에는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라고 하는데, 이는 양가 부모 중 1명은 치매 환자가 된다는 얘기다. 그만큼 치매는 사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병이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망가져가는 환자를 다루기 힘들다는 이유로 모두들 쉬쉬하는 병이 되고 말았다.


발병, 치매? 건망증? 아니면 갱년기?

하버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자신의 연구를 하며, 수시로 미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 열리는 학회 발표를 위해 출장을 다니는 등 명렬한 활동을 하던 앨리스는 언제부터인가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피로 때문이려니 했는데, 동료 교수와의 중요한 약속을 까맣게 잊는 등 자기 생각에도 좀 심하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심리학 교수인 만큼 앨리스는 자신의 증상과 상황 등을 차분히 따져본 결과 나이 50에 나타나는 폐경기 증상의 하나로 추정했다. 


그런데, 책과 논문 등에서 찾아 본 폐경기 증상이라고 하기에는 기억을 못하는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하루는 집과 하버드 사이 늘 달리던 조깅코스에서 집에 돌아가는 길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일까지 생기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진다면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알츠하이머병의 초기징후일 수도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는 65세 이후 인구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이다. 하지만 자주 망각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치매는 아니다. 

우울증, 약물 부작용, 알코올 남용, 비타민 B12 부족, 갑상선기능저하증, 사별이나 은퇴로 인한 걱정이나 스트레스 등도 기억력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를 치매로 단정 짓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기억력 손실과의 차이를 알아두는 것이 보다 정확한 증세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의료포털 웹엠디에 따르면 진짜 심각한 증상은 본인 스스로 눈치 채지 못할 때가 많다.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우려를 표한다면 이때는 흘려듣지 말고 병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노화로 인한 정상적인 기억력 손실과 치매 징후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오늘 계획했던 일을 깜빡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떠오른다면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꾸 자신의 계획을 묻거나 혼자 할 수 있었던 일을 대신해달라고 반복해서 부탁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치매 징후일 수 있다. 

가계부를 정리하는데 약간의 계산 착오가 생기는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실수다. 
하지만 쉽게 정리했던 월말 청구서나 영수증을 정리·계산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는 걱정해야 할 단계일 수 있다. 

자주 쓰지 않는 TV리모컨이나 오븐 사용법이 헷갈려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평소 친숙하고 익숙하게 사용하던 전자기기 사용법이 헷갈리기 시작했다면 이는 병적인 기억력 손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오늘이 며칠인지 깜빡했지만 달력을 본 뒤 혹은 누군가에게 날짜를 물은 뒤 기억이 난다면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반면 앨리스가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을 잃었듯이 자신이 현재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리거나 이곳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모르겠다면 우려할 수준이다. 
나이가 들면 시야가 흐려지고 백내장이 오기도 한다. 이럴 때도 병원 진단이 필요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의 일부다. 

그런데 색깔이나 거리감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수준에 이른다면 이때는 걱정할 단계일 수 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가 곧바로 떠오르지 않는 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못 부른다거나 사물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다거나 본인이 현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간혹 안경이나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하지만 냉동실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장소에 뒀다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잘못 가져오는 일이 자주 한다면 이는 치매의 조기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일이 자신이 계획했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전개되면 누구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런데 규칙적인 일과에 사소한 변화가 생겼을 때도 극도로 화가 난다거나 우울증에 빠진다거나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에 빠진다면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진단, 설마 내가 치매? 
앨리스는 증상이 심해지기까지 두어 달 이상을 자신에게 나타난 이상이 폐경기 증상이라고 여겼다. 앨리스의 알츠하이머는 조금 먼저 진단을 받았다고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병 자체를 고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소중한 시간을 좀 더 벌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일차적으로 알츠하이머 의심 진단을 받고 보다 전문적이고 세밀한 신경과적 검사를 거쳤다. 

이와 같은 정확한 진단은 병의 진행상황, 자식에의 유전 가능성 등 여러가기 중요한 요소들의 파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미 신경과학회에서는 “Four A”로 이야기되는 증상들을 치매의 자가진단 기준으로 알리고 있다. 
기억상실(amnesia): 처음에는 주로 최근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나 나중에는 옛날 일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실인증(agnosia): 주위 사람들이나 물건들의 용도를 인지하는 기능의 장애로 열쇠를 어디에 사용하는지 모르거나, 들은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실행증(apraxia): 운동력의 장애, 즉 근육의 마비나 허약감 없이 운동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손에 힘도 감각도 정상인데, 옷의 단추를 꿰지 못하거나 수저질을 잘하지 못하는 증상 등으로 나타난다.

실어증(aphasia): 친숙한 물건이나 옷, 신체의 일부분에 대한 이름을 잘 대지 못한다. 
그 밖에 우울증, 초조감, 난폭함, 저속한 언어와 성적 행위 등이 행동장애로 나타나며, 병의 말기에는 간대성 근경련, 간질발작, 무동증, 무언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가 움직이기 힘들어지면서 감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치매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비슷한데, 60세 인구에서는 1%이고 이후 5세 증가할 때마다 유병률이 2배씩 증가하는 패턴을 갖는다. 65세 이상 인구 전체로 보면, 약 10%의 유병률을 갖는다. 

치매 환자의 증가율은 선진국에 비해 개발도상국이 매우 높은데, 그 나라의 연령별 인구비율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혈관성 치매의 정확한 기준에 대한 전문가의 일치가 없어서 서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한인들의 경우 그동안의 역학조사결과를 보면 혈관성 치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생활습관과 음식,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정확한 조기진단은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와 가족들이 장래에 대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보호자에게 질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해결방법을 주는 것은 치매 환자의 진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일차 진료의사들은 치매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환자와 보호자, 돌보미들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에게 가장 높은 생활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치매의 감별진단은 복잡하고 어려우나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치매가 전체 치매의 9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감별진단을 해 나가면 그리 어렵지 않게 감별진단을 할 수 있다. 

치매? 알츠하이머? 
앨리스의 병은 정확히 ‘알츠하이머’(Altzheimer’s Disease)에 의한 ‘치매’(Dementia)라고 할 수 있다. 치매, 알츠하이머, 심지어 ‘노망’ 등의 용어가 섞여 쓰이다 보니 다소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매의 원인질환은 약 60여 가지 이상인데,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 뇌혈관질환에 의한 치매, 이차적 치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차적 치매는 뇌염, 뇌막염, 뇌매독, 비타민결핍증, 호르몬장애, 약물중독, 뇌종양, 일산화탄소중독, 경막하출혈 등과 같이 어떤 알려진 원인에 의해 대뇌가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이로 인해 치매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매 증상의 진행을 막을 수도 있고 일부의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 

뇌혈관질환에 의한 치매는 각종 뇌혈관질환에 의해 대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혈관성 치매라고 하면 다발성 뇌경색에 의한 치매, 피질하혈관성 치매, 전략적 위치의 뇌경색에 의한 치매, 유전적 혈관성 치매 등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에 의한 각종 치매 모두를 의미한다.  

따라서 혈관성 치매라는 용어도 하나의 원인적 진단명은 아니나, 여러 가지 혈관성 치매의 원인적 분류가 어렵고 이러한 원인적 분류가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치매의 네 가지 질환이 전체 치매 환자 90% 정도의 원인이 된다. 

이들은 모두 치매증상을 주로해 나타나지만 임상양상이나 주요 증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쉽게 감별할 수 있다. 
각 질환에 대한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전에 반드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의 경우 노인에서 발병하지만,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알츠하이머병은 40대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다운 증후군(trisomy 21)과 21번, 14번(presenilin 1), 1번(presenilin 2)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조기발현형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난다. 
이러한 유전적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는 유전적 결함에 의해 불용성 베타 아밀로이드-42(Aβ42)가 과다 생성되고 아밀로이드 반에 침착되어 뇌에 독성을 나타내 발병한다.

유전 가능성은
앨리스가 자신의 병과 관련해 가장 슬프고 괴로워한 것은 자신이 가진 알츠하이머의 종류가 자녀들에게 유전될 확률이 50%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어렵사리 털어놓은 앨리스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아들과 딸 앞에서 이 사실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앨리스는 얼마전 결혼해 곧 아이를 가지려는 딸과 사위, 그리고 아직 결혼도 안한 아들 앞에서 “너희 중 한두명, 그리고 너희 자식들 중 절반은 알츠하이머가 예약된 상태다”라고 말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자식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나이 먹어 치매가 발병하는 것보다 괴로워도 미리 알고 대처해 발병과 진행을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치매는 원인 질환에 따라서 유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소설에서처럼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치매 질환이 흔하지는 않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가족력이 있으면 이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부모 또는 형제가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3.5배 정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나이에 이 병에 걸린 경우에는 유전적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 

현재 중요 유전자로는 PS1, PS2, APP가 있고, 이들 유전자의 이상은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유발해서 부모 중에 한명이 이들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자녀들의 발생가능성은 50%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들 유전자에 의해 발병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알츠하이머병의 5% 이내로 추정된다. 
이들 유전자 이상에 의한 알츠하이머병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데, 이런 유전자 이상은 일반적으로 검사하지는 않고 연구자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검사한다.

다른 잘 알려진 유전자는 ApoE 유전자이고, 노인성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위험유전자입니다. 
이 유전자는 ApoE2, E3, E4의 3가지 형태가 있으며, 이중 ApoE4를 가진 경우, 위험성이 증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oE4 대립유전자을 두 개 가지고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0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ApoE4 대립유전자 2개를 갖고 있더라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고, ApoE4 대립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서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초기 치매의 경우 이러한 유전자이상이 발견되면 그 원인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다.

치료는 되나
앨리스는 수시로 부엌에서 자신의 플라스틱 약 케이스에 아침, 저녁 시간 맞춰 먹어야 할 여러가지의 약들을 종류와 양을 맞춰 담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그녀의 남편은 가끔 약을 담고 있는 앨리스의 뒷모습을 보면 못본척 자리를 피한다. 앨리스그 그 모습을 보이기 싫어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앨리스는 이렇게 챙긴 약을 스마트폰 알람에 맞춰 복용한다. 열심히 약을 챙겨 먹어도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없다는 사실은 자신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온전한 기억과 함께 하는 시간, 자신이 “여전히 앨리스인”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지킬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 뿐이다.  

현재의 수준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최근에 개발돼 시판 중인 항 치매약물을 통하여 가능하다. 

이러한 항 치매약물은 아세틸콜린을 증강시켜 기억력을 호전시키게 되는데,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치매 환자의 90% 이상이 보이는 정신행동증상도 약물 치료의 대상이다.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불면증, 초조와 공격성, 망상 등은 약물을 투여, 조절이 가능하다. 

그리고 정신행동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최근 개발된 약물들은 과거에 비해 부작용도 적은 편이고, 장기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환자 치료에 유리한 점이 많다.

본인, 가족, 주변 힘 합쳐야
앨리스는 병이 진행되면서도 최대한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하려 노력중이다. 그런데 그게 마음같지 않다. 

자신의 강의에 들어가 지난 주 수업 내용을 반복하거나 자신이 발표를 맡은 중요한 세미나에 나타나지 않는 등 증상은 계속 심해졌다. 
항상 최고 수준이던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가 눈에 띄게 나빠지는 등 이제 정상적인 교수생활도 한계에 달한 것을 느꼈다. 

그러던 하루 앨리스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요양을 위해 한달째 머물던 휴가지 주택 안에서 화장실을 못찾아 헤매다가 그만 옷에다 오줌을 싸고 만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집에 들어오던 남편에게 그 모습을 들켜버렸다.  

심한 치매환자는 변비나 치아이상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장폐색 또는 구강염 같은 심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갑작스러운 치매증상의 악화시에는 감염,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약물에 의한 섬망 등을 의심해야 한다.

인지기능의 개선이 만족스럽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치매에 동반되는 이차적인 정신증상/비인지적장애 에 대한 치료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 때는 약물학적인 접근도 유효하지만, 심리학적인 접근도 중요하다. 
이런 심리학적인 접근은 환자 이외에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몇 가지 원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시각 및 청각 기능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교정
• 적절한 자극의 유지
• 자신의 결함을 인지하지 않고 부인하는 환자에게는 그 결함을 억지로 직면하도록 하지 않도록 한다
• 불안을 감소시키고 환자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한다
• 일상적인 생활환경을 가능한 단순화시켜준다
• 능력과 욕구에 맞는 일정표를 계획한다
• 반복이 필수적이며, 말로만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
• 주변 장식을 친숙하고 안정감이 있게 한다
• 시계, 달력 등은 숫자가 크고 뚜렷하게 한다
• 매일 규칙적으로 TV, 신문을 보게 하여 현실감을 갖도록 한다
•가족교육 : 가정을 치료의 한 단위로 보아 가정의 항상성과 평화를 유지하도록 돕고, 보호자가 죄책감과 수치감을 덜도록 한다

더 큰 문제는 “돈”
자신이 알츠하이머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 앨리스는 궁리 끝에 한 널싱홈을 찾아갔다. 
널싱홈에 오기 너무 젊은 앨리스의 안내를 맡은 직원이 물었다. “환자분은 같이 안 오셨나요?” 
앨리스는 담담하게 답했다. “바로 난데요”

이제 50세인 자신과 달리 평균 75세도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가득한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생각조차 힘들다. 

하지만 알고 보니 문제는 자신의 기분이 아니었다. 앨리스가 찾은 보스턴의 널싱홈은 연간 이용료가 10만 달러가 넘었다. 

나이 50인 자신이 20년을 널싱홈에서 지낸다면 현재 돈가치로 적어도 200만 달러가 필요하다. 
롱텀케어 플랜을 판매하는 젠워스 파이낸셜이 최근 발표한 연례 간병비 현황 보사에 따르면, 미국 내 널싱홈 독실 연간 이용료 중간선이 91,250 달러로 나타났다.

이처럼 널싱홈 비용이 크게 오르는 것은 전반적인 롱텀케어 비용의 상승은 물론 정부 및 보험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널싱홈 이용료는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평균 4% 이상 계속 올랐다. 지난 해의 경우 널싱홈 독실 연간 이용료 중간선이 87,600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널싱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사실을 자신 또는 가족이 널싱홈을 필요로할 때까지 모르고 있어 더욱 문제라고 지적한다.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당장 널싱홈이 필요할 때 필요한 금액을 알게 되면 모두 충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현재 미국의 널싱홈 이용료 상승 속도가 인플레이션 비율의 두 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널싱홈 1년 이용료는 이제 웬만한 사립대학의 3년치 등록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젠워스는 보고서를 위해 간병시설 등을 갖춘 전국 1만 5천개 널싱홈의 이용료를 지난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 내에서도 주에 따라 널싱홈 이용료 격차가 상당히 크게 나타났다. 가격이 가장 낮은 오클라호마는 중간선이 60,225 달러인데 비해, 커네티컷은 158,775 달러,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알래스카는 무려 281,415 달러였다.

많은 사람들이 메디케어에서 이 널싱홈 비용을 모두 커버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메디케어에서는 예를 들어 수술 후 등 필요한 경우 단기적인 널싱홈 이용료만 보조해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널싱홈에 머무는 비용까지 커버하지는 않는다.
노인의 상황에 따라서는 이처럼 지나치게 비싼 널싱홈의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간병시설을 고려할만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간병사의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일반 간병시설이 경우 연간 이용료 중간선이 43,200 달러 정도로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미리 대비할 수 있다면
장기 간호 요양 보험이라고 하는 ‘롱텀케어(Long Term Care)’는 일상생활 중 기본적인 6가지 (옷입기, 식사, 목욕 등)에서 2가지 이상을 본인 스스로 할 수 없을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메디케어를 통해서도 롱텀케어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혜택을 받는 기간이 짧다는 문제가 있다. 

롱텀케어에 가입하면 부모 등 가족에게 큰 힘이 되는데, 알츠하이머와 같은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의 가정에 전문 간병인이 와서 간병을 받거나 널싱홈에 가는 경우 롱텀케어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돌보는 경우에도 그에 해당하는 간병비를 보험에서 지급한다는 장점도 있다. 

롱텀케어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회의 고령화와 핵가족화에 따른 노인 환자 간병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재산 보호’라는 문제인데 열심히 일해 모은 재산을 환자 간병으로 모두 날리는 것을 방지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서, 롱텀케어로 재산이 많은 사람은 많은 재산을 지킬 수 있고, 재산이 없는 사람은  의료비를 보장받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가 계속되며 이런 문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도 간병비로 지출하는 세금의 절감을 위해 롱텀케어 가입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명보험 상품에 특약으로 추가해 작은 부담으로 롱텀케어에 가입하는 방법이 인기를 모은다. 

부모의 병력을 볼때 알츠하이머, 당뇨, 고혈압 등 유전적 위험이 예상되는 사람은 미리 적절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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