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경제 뉴스

미국에 위험수당이 따로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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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일이 없지만 특별히 위험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위험수당(hazardous-duty pay 혹은 Hazard pay)’을 주는 것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수당은 미국과 같이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국가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미국에서 위험수당을 기대하는 한인들은 아직 한국물이 덜 빠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고용주가 위험수당이라는 명목으로 별도의 수당을 책정했다고 치자. 

이 수당을 받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인해 죽거나 다칠 경우 고용주는 거액의 손해배상에 직면하게 된다. 위험한 업무에 대해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각종 산업재해 예방법규상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으로 국가는 고용주에게 책임을 면해준다. 


쓰레기 수거 트럭 근로자는 실제로 테러와의 전쟁에 파견된 군인보다 사망률이 높지만, 안전교육을 시키고 야광조끼를 입도록 지도했다는 이유로 작업 중 사망하더라도 소송을 면제받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위험수당은 없다. 


산업재해는 인정할지언정, 위험한 업무 종사에 따른 위험수당은 주지 않는 것이다.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건축업, 식당-델리 업종 등은 육체적 부상과 허리 디스크 유발율이 매우 높은 위험한 직업이지만, 위험수당을 주는 곳은 없다. 


다소 어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민간 영역 일자리에서 위험수당을 주는 곳은 드물다. 

미국의 최상위 노동법이라고 할 수 있는 연방공정노동표준법 FLSA(Fair Labor Standards Act)에도 위험수당에 대한 그 어떠한 규정이나 의무 조항이 없다. 


연방노동부는 위험수당에 대해 “육체적 고통과 관련된 업무와 위험한 업무 수행에 따른 추가적인보상(additional pay for performing hazardous duty or work involving physical hardship)”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위험수당을 줘야 할 업무 영역 등에 대한 규정은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 


예규에는 위험업무에 대해 “보호장비로도 적당하게 고통을 줄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육체적 불편 등을 유발하는 업무(Work duty that causes extreme physical discomfort and distress which is not adequately alleviated by protective devices)”로 규정할 뿐이다. 


자본주의 하에서 직업상 위험은 시장의 기능에 의해 조절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직업상 위험은 시간급 등 임금 체계 속에 녹아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덜 위험하지만 높은 연봉을 받는 하이칼라 직업과 매우 위험하지만 적은 연봉을 받는 블루칼라 직업으로 직업적 위험이 분산된다. 위험한 직업이지만 적은 임금이라도 아쉬운 사람들이 많기에 위험수당 없이도 위험을 관리하는 상시적인 위험 고용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너무 위험한 일이라서 구직자가 없다면 임금이 올라갈 수 있도록 놔두는 것 또한 시장원리다.  

그나마 위험수당을 인정하는 곳은 군대와 정부다. 


연방법(U.S.C. 5545(d)) 등으로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업무 종사자’에게 위험수당을 줄 수 있다는 근거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위험한 업무란, 업무 자체가 위험하지 않더라도, 보호장구 착용으로도 심각한 육체적 고통이 수반되는 업무까지 포괄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상당히 많은 공무원이 위험수당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극히 제한돼 있다. 


군인 중에서 비행승무원이 아닌 군인의 비행, 낙하산 점프, 폭발물 제거, 위험물질 취급, 항공모함이나 비행장 활주로 등 근무, 실험적인 스트레스 체크 업무 등에 종사하는 군인에게 위험수당이 지급된다. 

그러나 이 위험수당은 계급에 따라 매달 150불에서 250불 사이다. 

고고도 자유낙하(HALO jump, 고고도에서 초기 낙하산 펼침 없이 자유낙하하는 것)의 경우 225불로 못박고 있다. 


매우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규정이 도입된지 50년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위험수당이 군인들의 정신무장에 좋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전쟁터에서 실제 전투를 치르는 군인에게 전투 수당을 줄지언정 위험수당은 주지 않는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것이 군인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최소 3억정, 최대 6억정의 총기를 보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매일 일상의 위험과 싸우는 지역 경찰관에게 위험수당을 지급하는 예는 없다. 이게 그들의 일상업무이기 때문이다. 


지역 소방관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직업의식이 개입돼 위험수당의 확산을 막고 있긴 하지만, 무분별하게 위험수당을 남발하는 한국사회 또한 위험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모든 경찰관과 소방관, 전방근무 군인들이 위험수당을 받는다. 심지어 전방 근무 민정경찰 등은 생명수당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수당을 받는다. 


최근 국방부에 배치된 폭발물 처리반(Pentagon bomb squad) 소속 직원들에게 수십만불에 달하는 임금 반환 청구가 이뤄져 논란을 부르고 있다. 


위험으로 따지면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로, 군부대에서 고도의 훈련을 받았으나, 공무원 임금규정에 의해 매달 150불에서 250불 정도의 위험수당만 인정된다. 

그런데 연방인사처 OPM 등의 실수로 이들에게 기본급의 25%에 달하는 위험수당이 지급됐던 것이다. 


지난 2008년 채용된 한 직원은 기본급 6만9,081불, 대도시 근무에 따른 생활비 보조금 1만4,431불, 그리고 위험수당으로 추가적으로 25%가 지급돼 총 10만4,390불을 수령했으나 위험수당에 대한 반환 요청을 받고 말았다. 


이들의 목숨값을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린 당국자의 책임추궁 대신 반환 요구 목소리만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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