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경제 뉴스

소액 채무 등한시하다 체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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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빚을 진 사람이 돈을 못 갚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지는 않는다. 채무자를 감옥에 보내는 법은 1833년 연방의회에 의해 폐기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터무니 없는 소액이 미납, 체납된 것으로 인해 체포되거나 잠시 동안이지만 감옥에 수감될 수도 있다.


자동차 페이먼트, 유틸리티 빌, 바운스 난 체크, 학자금 융자 미납 등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감옥에 간다 하니까 문제되는 금액이 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8불짜리 미납금인 문제가 되거나 심지어는 3불87센트 짜리 바운스 체크로 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경우도 있다.


법률구조전문기관인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같은 현상은 미국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실태

ACLU에 의하면 2016년의 경우 미국내 3개주 4개 카운티에서만 발부가 허가된 소액채무관련 체포영장은 8,500건이 넘는다.


또 미 전역에 걸쳐서 체포되는 사람이 매년 수만명에 달하고 감옥행을 위협받는 사람도 년간 100만명이 넘어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인 전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크든 작든 채무와 관련돼 콜렉션 컴패니에 넘겨진 케이스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ACLU가 26개주에서 발부된 1,000건 이상의 체포영장 내역을 조사한 결과 28불이 문제가 돼 발부된 케이스도 있었다. 

이 가운데 20건 이상의 관련 채무자가 실제로 감옥에 들어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답은 채무회수에 나선 콜렉션 컴패니들이 현행 소송제도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데서 비롯된다.


현행법에 의해 민사상으로 단순히 빚을 못 갚은 것만 가지고는 체포영장도 발부되지 않거니와 수감도 시킬 수 없다. 


그러나 콜렉션 컴패니들은 다른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법원 불출석에 따른 체포영장 발부다.

콜렉션 컴패니들은 채권자로 부터 채권자료를 넘겨받으면 곧장 채권회수에 들어간다. 그러나 소액채무자들 가운데는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의도적으로 피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병이 났다거나 언어문제, 주거지 이동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콜렉션 컴패니의 빚 독촉 전화 또는 통지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콜렉션 컴패니들은 즉각 소송단계로 들어간다.

아무리 소액채권이라고 해도 채무액이 최소 수천불 이상이 돼야 할 것 같지만 이들은 액수에 구애되지 않는다. 


1-2백불 단위는 물론 수십불에 몇불 짜리 사안이라 하더라도 액수에 관계없이 일단 소송을 건다.

채무 회수 전문 변호사의 경우 하루 수백건씩의 소액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흔하다. 


일단 소송에 넘겨지면 재판기일이 잡히게 되고 정식재판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이 돈을 안낸 소액 채무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은 데다가 소송까지 걸려서 재판에 나가야 될 상황은 더더욱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단 재판이 열리고 채무자가 출석을 안하게 되면 일은 심각해진다. 법원의 소송진행에 대한 거부나 무시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가 바로 체포영장 

영장이 발부된다고 해서 보안관, 즉 쉐리프나 경찰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소액 민사재판에서 중범죄 체포하듯이 경찰 등이 출동하는 예는 많지 않다.


대신 체포는 의외의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량의 깜박이 등이 고장나 경찰의 단속을 받았을 때 차량과 신원조회에 나선 경찰의 컴퓨터에 체포영장 발부 사실이 체크될 경우 엉뚱하게 도로상에서 체포될 수가 있는 것이다.


또 옆집에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해 출동했던 경찰이 주소지를 확인하다가 영장발부 사실을 파악한 뒤 느닷없이 체포를 하려들 수도 있다.


병원비와 관련돼 연체나 콜렉션에 넘어가는 케이스가 워낙 많은 탓에 병원에 간병을 하다가 체포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체포가 되면 물론 장기간에 걸쳐 구금되는 것은 아니다. 하룻 밤일 수도 있고 채무변제를 하거나 페이먼트 플랜을 마련하는 과정이 길어져 2-3일간 구금될 수도 있다.


콜렉션 컴패니들이 노리는 것은 이같은 실제 체포 또는 체포 위협을 통한 겁주기다. 

사람들은 일단 자신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거나 체포될 위협에 처하게 된다면 비상사태로 여겨 어떡하든 채무 변제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다. 


즉 빚을 돌려받는 데 있어 가장 유용한 수단으로 이같은 체포영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법원 입장에서는 사안의 억울함은 떠나 일단 법원에 불출석하게 되면 절차상으로 위법을 한 것이라는 인식하에 기계적으로 영장을 발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부되는 영장은 'body attachments'  또는 'capias warrants'라고 불리운다.     


공생관계

콜렉션 컴패니들은 지방자치 정부의  관할 검찰청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200개 이상  지방검찰들이 콜렉션 컴패니들로 하여금 검사의 사인과 실(seal)이 담겨있는 독촉 레터나 통지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민간회사가 관인과 다름없는 서명과 실을 담아 독촉장을 보내거나 경고장을 발한다는 것이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이는 지방검찰과 콜렉션 컴패니가 상호 공생할 여지가 있는 관계라 가능하다.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소액채무자가 발생한다. 채무내역은 지방세, 벌금부과 등 다양한 사유가 있다. 


지방행정부는 내부적으로 채무독촉에 나서다가 회수가 여의치 않으면 일괄적으로 콜렉션 컴패니에 넘긴다. 

지방검찰청이 관여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부도수표 발생 때다. 

부도수표는 금액의 다과나 기타 수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고 기소대상이 된다. 


이렇게 검찰이 관여를 하게되는 사안에서 액수가 미미하다거나 범죄가 성립되기는 어려운 가벼운 사안들이 컬렉션 컴퍼니쪽으로 넘겨진다. 

행정당국이나 검찰 입장에서는 소액채무 해결에 있어 최후의 뒷처리를 해주는 '파트너'로 콜렉션 컴패니와 협조관계 또는 약정을 맺게되는 것이다.

이렇게 행정당국의 묵인하에 발부되는 협박성 레터나 통지서는 연간 100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CLU 조사에 따르면 협박성 편지로 보내진 것 가운데는 채무액수가 불과 2불짜리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불 이하의 금액을 두고 감옥 수감을 협박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도 10,000건 이상이나 됐다.


피해상황

전국의 지방 법원들은 이같은 소액채무 재판을 놀라울 정도로 빨리, 기계적으로 처리한다. 

ACLU에 의하면 이같은 형태의 전체 소액재판의 경우 95% 가량이 원고측, 즉 콜렉션 컴패니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끝난다.   


상당수 케이스들이 채무자 당사자는 재판에 넘겨진지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당하는 경우다. 

통계에 의하면 소액재판에서 채무자쪽이 변호사등과 같은 전문인의 조력을 받는 경우는 전체의 2%에 밑돈다. 


콜렉션 컴패니들은 어쨌든 이같은 승소판결을 토대로 채무자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거나 다니는 회사에서 월급 등을 차압하는 등과 같은 형태로 강압적인 채권회수에 나서게 된다.

이들은 월급이 없으면 타고 다니는 차량을 차압하기도 하고 기타 개인 재산에 린(lien)을 걸기도 한다.  


일단 체포영장이 집행돼 수감이 되면 이들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거나 아니면 남아있는 채무액 만큼을 갚고 풀려나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일단 체포가 되면 구금에서 풀려나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상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된다. 


콜렉션 컴패니들의 경우 소송으로 넘기면서 프로세싱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평균 200불 이상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랄프 그로서리 체인에서 발행한 체크가 잘못돼 3불87센트가 부도가 났던 한 소비자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444불87전이라는 150배에 가까운 비용을 무는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체포영장은 또 실제로 집행이 되지 않더라도 역시 많은 후유증을 남긴다. 

억울함과 내용은 떠나 체포영장 자체가 기록에 남게되면 신용체크에서 받게되는 불이익은 크다.

주택이나 자동차를 살 때 융자과정에서 장애물이 되고 입학이나 기타 신원조회를 필요로 하는 과정에서 빨간불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직장에 따라 시큐어리티 클리어런스가 필요한 부문에서는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찮은 소액으로 가볍게 여기다가 법적으로, 재정적, 신분 및 신용상으로 의외의 큰 데미지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내에는 이같은 빚사냥에 혈안이 된 콜렉션 업체들이 6,000여개 가동되고 있다.

채무액, 즉 빚 자체로는 이같은 과도한 행위를 할 수 없지만 소송이라는 절차에서 빚어지는 행정적인 헛점을 이용해 수감을 위협하는 콜렉션 컴패니들은 지방자치단체나 검찰 등과 파트너쉽을 맺고 버젓이 이같은 사실상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법원이 이같은 형태로 악용되는 영장 발부를 금지시키거나 신중해야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이나 주장이 현실적으로 개선되기에는 너무 요원하다.

경직돼 있는 법집행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안되려면 본인이 조심하고 주의깊은  대응을 하는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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