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경제 뉴스

의심이 미국 경제를 약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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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물질적 가치를 다루는 사람과 관련된 문제다. 

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것과 관련된 인간과의 관계 혹은 계약이 본질적으로 개인의 부와 사회 시스템의 향상을 좌우한다. 제조업체 재고, 내구재 주문, 비농업 급여, 인플레이션 조정 GDP 등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초기 팬데믹 수준보다 지금 경제적 상황이 훨씬 더 좋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인간관계의 축소 내지 불신 더 나아가 기계적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소위 경제 지표라고 말하는 통계 수치들이 오히려 상품 생산과 기업 활동을 방향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서 나타나 것이 바로 물류 운송 시스템의 붕괴다. 물류 시스템은 물품을 받고 다시 보내는 과정에서 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신뢰 관계가 턱없이 부족해 생겨난 대표적인 현상이다. 


 한마디로 신뢰 관계가 무너지면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호주머니 속에 남아 있게 된다. 케인즈가 말하는 동물적 위험 감수 행동도 위축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우 (Kenneth Arrow)는 1972년에 사실상 모든 상업 거래에는 그 자체로 신뢰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 나타나는 문제는 상업 거래에 이 신뢰 관계가 약해져 나타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신뢰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어

그러나 문제는 신뢰는 다른 형태의 자본보다 정량화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신뢰 관계의 쇠퇴는 이미 사라졌을 때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이 가상 활동으로 전환됨에 따라 감독자들은 원격 근무자가 실제로 일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만난 적도 없는 새로운 동료들이 오고 간다. 직접 보고하는 사람들은 그런 캐주얼한 이해를 서면으로 기록할 수 있는지 묻는다. 상사의 이런 마무리 말이 아이러니한 것인지 적대적인 것인지는 혹은 업무상 필요한 절차인지 아무도 모른다.


슬프게도, 이런 의심은 사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수 천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직원들이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수록 동료에 대한 믿음도 더 많이 떨어졌다. 


2020년 초부터 사무직 종사자들 사이의 신뢰를 측정한 이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을 했는 데 동료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상사를 얼마나 믿었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신뢰한다고 믿는지 등이다.


결과는 다소 불안해서 2020년 3월, 상호 신뢰 수준은 상당히 높았으나 5월이 되자 이들의 신뢰 관계는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대유행이 시작된 지 약 7개월이 지나 10월이 되자 직원들의 서로에 대한 신뢰 수준은 크게 떨어졌다.


원격 근무에 따른 직원 간의 신뢰 관계에 대한 조사는 다양한 국가에서 실시되고 있다.

호주의 한 직장 활동 연구 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상사에게도 신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자의 약 60%는 원격 작업자가 사무실에 있는 작업자만큼 업무를 잘 수행하지 않고 의욕도 없다고 여긴다. 

한편, 이를 반영하듯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이후 50% 이상 급증했다. 그리고 미국 기업의 직원들은 최소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로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 또한 신뢰 문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각 데이터 포인트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사실을 하나 지적한다. 직장 내지 회사가 신뢰 불황의 한가운데에 서 있을 것이란 확신에 가까운 우려다.


신뢰 높으면 경제 성장 커져

결혼 피로연에 술이 사회적 윤활유인 것과 같이 신뢰는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하는 힘이다. 

신뢰가 낮은 사회 러시아, 이탈리아 남부 등지에서는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은 가족 또는 범죄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 외부 사람에게 투자, 협력 또는 고용을 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한다. 


개념이 딱딱하게 들릴 수 있지만 효과는 그렇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신뢰가 경제 성장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사람들을 신뢰한다는 믿음이 15% 증가하면 매년 경제 성장에 1% 포인트가 추가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즉, 지난 20년 동안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인들처럼 서로 불신했다면 연간 1인당 GDP는 11,000 달러 낮아졌을 것이고 뉴질랜드 사람들처럼 신뢰했다면 16,000 달러가 더 상승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경제학자들은 신뢰가 충분히 낮으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 (Francis Fukuyama) 역시 1995년 저서 신뢰 (Trust)에서 사람들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값비싼 강압 메커니즘 없이 스스로 하겠다는 것을 믿고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19세기 후반, 낯선 사람들의 아이디어, 노력, 이익을 효과적으로 통합해 최초의 대규모 기업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사교적인 미국인이었다. 


20세기 후반, 인터넷의 초기 버전 중 일부는 연상을 위한 동일한 재능에서 나타났다.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를 통틀어 미국 경제는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받아왔다.

그러나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 명백하게 나타났다. 


퓨 리서치 센터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1964년 정점에서 급격히 떨어졌고,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그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교회의 교인 감소, 소셜 미디어의 부상, 논쟁적인 정치적 분위기와 같은 광범위한 문화적 변화와 일치한다. 


개별 미국인 간의 신뢰에 대한 데이터를 얻기는 더 어렵다. 

퓨 센터에 따르면 소위 대인 관계 신뢰에 대한 것은 일관적인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한 추정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다고 믿는 미국인의 비율은 80년대 중반까지 45% 정도였는데 지금은 30% 수준이다. 

미국인의 절반은 예전처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믿음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대면 접촉 사라지면서 신뢰 사라져

줌 (Zoom) 작업자에 대한 이런 불신에 관한 연구는 신뢰 침체가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데이터가 수집된 첫 달인 2020년 5월의 35%에서 2021년 10월까지 미국인의 13%만이 COVID-19로 인해 여전히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료간의 물리적인 분리는 분명히 상호간 큰 피해를 입혔고 오랜 시간 원격 근무의 영향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류학자들의 말을 빌자면, 사람은 한때 서로의 털을 떼면서 호혜성을 구축했다. 수염이 덜한 시대에 가십 교환으로 대체된 기능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무실보다 가십 만들기에 더 좋은 장소는 없다. 사람들이 분리되면 가십은 물론 보다 생산적인 형태의 팀워크도 시들해진다. 1970년대에 MIT 교수는 60피트 떨어져 있는 사람보다 6피트 떨어져 있는 사람과 정기적으로 의사소통할 가능성이 4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고층 빌딩 안에서의 그 모든 얼굴 마주 보기 시간은 결국 쓸모가 없었을 것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Harvard Business Review)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신뢰는 두 가지에 관한 것이다. 


하나는 이 사람이 양질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하는 신뢰와 이 사람이 성실한 사람인가라는 신뢰다. 조직 연구 전문가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에서 동료를 신뢰하려면 사람들이 이들에 대해 명확하고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원격 근무로의 전환이 이런 동료와 직원 간의 상호 정보 수집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이 신체적 접촉의 부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은 사회과학자들이 "근본적 귀인 오류"라고 부르는 것, 즉 프로젝트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화를 걸지 않았다는 의심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 


또한 반대로 프로젝트에 대해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경쟁자에게서 가져간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분리시키는 인종적, 세대적, 이데올로기적, 사회경제적 거리 두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든 계기가 된 것은 팬데믹이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인해 혼란과 고립에 더해 많은 사람들이 단절감을 느끼고 있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신뢰 무너지면 경제 회복 걷잡을 수 없어

신뢰의 소용돌이는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그래서 경제는 자칫 회복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가장 고통받는 것은 "약한 유대"다. 사회학자들은 지식 전파에 특히 가치가 있는 관계는낯선 사람과 친구 사이 어딘가 중간에 있는 지인과의 관계라고 한다. 


닫힌 원의 내부는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재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정보는 누군가에게 보고하고 누군가 마케팅 부서를 세 팀으로 나누자고 제안한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는 사무실에서 우연한 만남처럼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유대 관계가 약할수록 실업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1973년 연구에서 스탠포드의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 (Mark Granovetter)는 최근에 아는 사람을 통해 새 직장을 찾은 54명 중 28%가 약한 유대 관계에서 새 직책에 대해 들은 반면 강한 유대 관계에서는 17%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한 유대가 무너지면 신뢰의 반경이 줄어든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개별 직원의 문제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것은 직원을 고용하는 장소 (물리적 장소인 회사의 사무실)의 지속적인 존재와 직원의 선호도를 비교하는 비즈니스 리더의 문제다.


 이들은 IBM처럼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찍이 1980년대에 인력의 상당 부분을 원격근무로 처리해 20억 달러를 절약했지만 2017년에 원격 근무가 협업을 저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향을 바꾸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가 원격으로 일하는 현재 단계에서 이미 튼튼하게 구축한 대면 관계라는 "사회적 자본"의 일부를 소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고 대책 또한 관심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신뢰의 나선은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통일 후 20년이 지난 후에도 동독과 서독 간의 소득 격차의 절반이 슈타지 정보원의 유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가장 친한 친구, 동료 그리고 이웃을 비난한 정보 제공자의 밀도가 높은 카운티는 상황이 더 나빴다. 유머를 사용하고, 취약점을 공유하고, 투명성을 촉진하는 등 신뢰의 문화를 구축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기술과 기업 분위기에서 이를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9세기 후반에 나타난 대기업의 효시로 불리는 조직은 공장이 항시 가동되도록 누가 조립 라인을 처리하고 누가 결함이 있는 개스킷을 고치는지, 무엇보다 매일 안정적으로 공장에 나올 수 있는 사람을 알아야 했다. 


이를 위해 법적으로 한 조직에 통합되고 해당 조직의 문화에 적용된 규범, 태도 그리고 기대치에 한데 묶인 사람들이 필요했다. 이 일을 첫 번째로 시작한 기업의 이름은 신뢰 (Trust)다. 


산업적 힘과 기업가적 독창성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되는 요소가 바로 회사의 이름에 있었고 오늘날에는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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