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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지명 두고 미정국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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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너 대법관 후보에 대한 성폭력 시비를 두고 미정국이 소용돌이에 휩싸일 태세다.


27일 상원 법사위에서는 캐버너 지명자와 고교시절 캐버너로 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크리스틴 포드 교수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됐다. 

오전 10시 먼저 증언에 나선 포드 교수는 35년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현장 구조와 분위기 및 등장인물 등을 소상히 예를 들어가며 자신이 캐버너 지명자(당시 17세 고교생)으로 부터 "100% 틀림없이 당했다"고 밝혔다.


포드 교수의 입장 진술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포드교수의 커밍 아웃에 대해 용기를 치하하며 그녀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덕담으로 일관했다.

공화당측은 이례적으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직접 질의에 나서는 대신 성범죄 전문가인 여검사를 통해 대리 신문하는 방식을 택했다. 


트럼프가 언급하듯 이날의 청문회는 거창하게 말하자면 향후 미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얼핏 보면 캐버너 대법관 지명자 개인을 두고 대법관으로의 적합성 여부를 따지는 개인사 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 청문회 결과가 담고 있는 의미와 결과는  미국사회에 훨씬 더 큰 파장을 가져다 줄 것이 명백하다.

우선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이날 청문회 결과를 통해 미국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의 8명의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간 균형이 4대4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화당이나 보수진영은 여기에 캐버너라는 골수 보수주의 '새피'를 투입, 대법원에 대한 보수진영의 지배권 확립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화당은 트럼프 선거전 대법관 가운데 궐석이 생겨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했던 진보 성향의 지명자에 대해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렸다. 상원의 지배력을 활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해 아예 청문회 조차 개최를 허용하지 않는 식으로 거부를 하고 지명에 시간을 끌다가 비로서 트럼프가 집권하자 보수 진영의 인사를 충원하는 전략을 써왔다.

트럼프가 스스로 자신을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아준 것은 보수 인사로 대법관을 지명하라는 것이라고 표명할 정도로 공화당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대법원의 이념적 스페트럼을 보수 쪽으로 못박아두는 것에 전부를 걸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캐버너 지명자는 공화당 입장에서는 최선의 카드가 될만했다. '뼈속 깊은' 보수주의자인 데다 무엇보다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더욱 매력적인 요소다.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이기에 앞으로 최소한 25년 이상은 부동의 보수 한표를 지켜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같은 이유로 민주당도 캐버너 지명에 결사적으로 항전을 하고 있다.
이번에 캐버너가 지명돼 대법원의 균형이 보수쪽으로 기울 경우 이로 인한 여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진영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동성결혼이나 낙태 같은 사회적인 이슈를 넘어 환경, 이민,무역,교육,자원개발 등등 연방대법원은 미국사회의 침로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최후의 심판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서다.

캐버너가 지명됐을 당시, 그리고 청문회가 이어져 오는 과정에서도 대체적인 전망은 설령 민주당의 결사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활용해 무난하게 캐버너를 대법원에 진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청문회 마감을 거의 앞두고 성폭력 시도라는 폭탄이 불거져 나왔다. 민주당 상원 법사위의 파인스타인 의원이 포드 교수의  폭로 내용을 공개하면서 캐버너에 대한 FBI의 조사와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어 포드 교수외에 제2, 제3, 그리고 제4의 폭로자가 잇달으면서 결국 공화당측은 지명 투표를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전략에서 후퇴해 캐버너와 포드 두사람을 모두 청문회에 세워 직접 증언을 듣는 것으로 절충안을 택했다.

그러나 청문회를 열기는 했지만 공화당의 심사는 복잡하다. 캐버너의 후원자 입장에서 폭로자인 포드 교수를 집중공격해야 하지만 그럴 입장이 아니다. 하필 구도가 남성,백인 대법관 지명자에 피해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고발자를 몰아붙였다가는 가뜩이나 남성 위주의 보수 공화당 이미지가 더욱 악화될 수 있고 여성들의 심기를 흩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화당은 한달여 남짓 남은 중간선거에서 진보 진영으로 부터 최대의 도전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론조사 등에 의하면 하원의 주도권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현재 51대 49로 겨우 박빙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원 역시 흔들릴지 모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남성, 백인 대법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해자격인 여성을 코너에 몰아 넣다가 오버를 할 경우 가뜩이나 열세인 여성표 전체를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공화당이 11명의 노련한 상원 법사위원들 대신 여성 성범죄 전문검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신문에 나선 것도 바로 여성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어떡해서든 고발자의 신뢰도는 떨어트리되 여성 고발자를 궁지에 몰아넣는 '비신사적인' 모습은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이 공화당이 처하고 있는 곤란한 상황이다.

캐버너의 지명은 트럼프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
그가 무난히 대법원에 입성하는 것은 트럼프의 보수진영에 대한 확실한 치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삐끗할 경우 지명자를 잘못 선택한 데에 대한 책임은 물론 그동안 캐버너 지명 이후 제기된 여러가지 의혹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던 것들이 모두 정치적인 부담이 될 것이 틀림없다.

캐버너가 낙마할 경우 또 다른 지명자를 택할 수도 있으나 이제 중간선거가 턱밑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새로운 사람을 지명해 선거전 까지 상원인준을 받아낸다는 것이 쉽지않다. 만약 캐버너를 좌초시킬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세를 몰아 후임 지명자의 인준을 결사 반대하려 들 것이다.
 이렇게 버티다가 중간선거에서 행여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경우 보수인물의 대법관 지명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기에 민주당으로서는 그야말로 이번에 전력을 다해 캐버너를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두사람의 청문회 증언이 끝나면, 공화당은 빠르면 금요일 부터 시작해 빠르면 다음주 초에 캐버너의 인준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 계획이다.그러나 포드 교수에 이어 진행된 캐버너 지명자의 증언에 대한 평가가 이 모든 추구에 대한 열쇠가 될 수 있다.

폭로자가 지명자 보다 설득력이 있었다고 판정될 경우 공화당은 균열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숫적으로는 51표라는 다수를 가지고 있지만 머코스키 상원의원등 2명이 여성 상원의원과 캐버너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던 일부 관망세력들은 캐버너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주저할 수 있다.
당리당략상으로는 당연히 캐버너를 인준시켜야 하지만 오는 중간선거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구의 '표심'을 의식 않을 수 없기에 자신의 당선과 당의 요구라는 서로 상충되는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이라고 만약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페인스타인 의원이 폭로자의 편지를 받고 한참 경과한 후에나 오픈을 한 것은 이 폭로자의 증언 결과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는 공격자의 입장이지만 폭로자가 확실하게 여론을 주도하지 못할 경우 고스란히 역공을 받기 쉽다. 일단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여성이라는, 그리고 피해자라는 입장에서 진보가 다수인 언론으로 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막상 증언 결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평가를 받게된 다면 막판 폭로 카드가 그대로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두사람의 증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경우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당적으로는 당연히 반 캐버너 진영에 서서 인준에 반대표를 던져야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가 공화당 표밭인 경우 일부 민주 의원들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난처한 처지가 된다.

캐버너에 대한 반대는 곧장 핵심 보수층을 분노케 할 것이고 그 기류에 휩싸이면 지역구의 보수성향 표심으로 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수 있어 결국 자신의 당선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제 캐버너에 대한 지명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가 돼버리고 말았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오겠지만 어느 쪽도 승리만 안는 것은 아니다.
이기면 그만큼 정치적인 부담이 고스란히 뒤따를 것이기에 당은 당대로 백악관이나 보수-진보 진영은 저마다 캐버너의 지명 성패에 따른 후폭풍이 안고 올 결과를 두고 득실 분석에 골몰할 수 밖에 없다.

캐버너를 미느냐, 아니면 중도 사퇴시키느냐에 대한 최종 결론은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특히 공화당은 백악관과 더불어 26일 있었던 청문회 내용을 두고 심각한 내용 분석과 평가에 들어가 보수진영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역시 청문회 내용을 헤아려 보면서 어느 정도까지 저항 혹은 밀어붙여야 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언급했던 대로 캐버너의 지명 여부는 짧게는 향후 중간선거에, 길게는 미국사회의 이념적 향방을 결정짓는 세기의 사건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지만 동시에 무리수를 범해서는 안될,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정치공학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캐버너 지명 다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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