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대국을 실감할 수 있는 명소
미국이라면 먼저 넓은 땅을 가진 국가를 연상한다. 차로 미국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넓은 땅에 한번쯤은 놀란다. 뉴욕에서 LA까지 거리는 약 3,000마일, 잠도 자지 않고 차로 3일 낮과 밤을 달려야 갈 수 있다.
미국은 2개의 대양 즉 태평양과 대서양에 사이에 놓여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말이 맞는다면 미국이 바로 그런 경우다. 워싱턴DC의 앞바다 격인 체사피크 베이(Chesapeake Bay)에서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체사피크 베이는 미국에서 가장 큰 만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델라웨어 등 큼직한 미국의 여느 만 네댓 개를 합쳐도 크기에서 체사피크를 못 당한다.
수역 넓이만도 4,500스퀘어마일로 충청도와 엇비슷하다.
체사피크 만은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이들 2개주의 품 안에 감싸듯 안겨 있다.
대서양을 향해 연결돼있는 폭 20마일 남짓의 어귀가 대서양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다. 이 어귀에는 40여년전 베이 어귀를 가로지르는 다리와 터널이 개통됨으로써 '체사피크 서클'이라 부를만한 둥근 고리형 도로망이 완성됐다. 중심 도로로는 95번 고속도로와 US루트 50번 13번 등을 꼽을 수 있다.
영국의 힘을 미국으로 옮겨준 징검다리, 제임스타운
체사피크 서클에는 해양 국가로서 운명을 이끈 산증인 격인 도시와 마을들이 널려있다. 제임스타운이 대표적이다.
제임스타운은 17세기 세계의 바다를 호령했던 해양제국 영국의 위력을 그대로 미국으로 이식하는 징검다리였다. 1607년 제임스 타운에 첫 발을 내딘 100여명의 영국인들은 대부분 바닷가 출신이었다. 이중 특히 유명한 이가 존 스미스다.
그는 런던에서 150마일 가량 북동쪽으로 떨어진 알포드라는 어촌 출신이었다. 모험심이 강한 한편 허풍이 셌던 것으로도 유명한 스미스는 제임스 타운 정착 후 체사피크 만 일대 정찰 업무를 리드했다.
총 3,800마일에 걸친 그의 정찰 척후 활동 중 특히 주목할만한 것이 1608년 초여름 포토맥 강 탐사다. 훗날 미국의 수도가 될 자리를 처음으로 더듬은 영국인이 뱃사람인 스미스 일행인 것이다.
또 제임스타운은 그 자체가 뱃사람 마인드 즉 해군적 발상으로 개척된 곳이다.
바다 건너 식민지 획득에 열을 올렸던 영국인들은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의 해군으로부터 방어가 손쉬우면서도 유사시 바다로 나아가기 쉬운 점을 십분 고려해 제임스 타운을 정착지로 삼았다.
제임스 타운은 미국의 탄생을 알리는 '성소'로 여길 만큼 백인들만 유독 몰려오는 동네다.
하기야 미국의 역사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니 미국인에게는 관심이 갈 사적지다. 전략 포인트로서 제임스 타운을 계승한 오늘날 도시는 버지니아의 노포크(Norfolk)이다. 역시 체사피크 만 어귀에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다.
이 도시는 대서양함대의 사령부로 유명하다. 대양 해군으로서 현대 미 해군의 역사는 이 곳에서 시작됐다. 워싱턴DC에서 차로 불과 2시간 남짓인 노포크 기지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가장 빈번하게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노포크 기지는 규모가 웬만한 중소도시와 비슷하다.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맥도널드, 서브웨이 등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모두 다 기지 내에 있다.
생활 기반시설이 완비된 하나의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차로 대충 한 바퀴 돌아보는데 40분 가량이 소요되고, 차에 탄 사람 역시 모두 백인 노인들이다. 기지 설명을 맡은 해군 부사관에게 열심히들 질문을 하는데, 설명을 하는 사람이나 묻는 사람이나 ‘아메리칸 프라이드’가 대단하다.
제임스 타운과 노폭은 수백 년의 간극은 있지만, 또 살기가 등등한 터라는 점에서 공교롭게 일치한다. 우연한 측면도 있고, 불가피한 구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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