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민

에세이에 왜 'I'를 쓰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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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데로 쓰는 글이 아니라 

학술적 소논문이기 때문


한국에서 국어시간에 ‘수필=에세이’ 등식으로 배운 한인들은, 에세이를 ‘붓 가는 데로 쓰는 글’로 알고 있어, ‘나’를 주어로 하는 글 정도로 이해하다 자녀 에세이 지도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는다. 


아이들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에세이로 대표되는 학문적 글쓰기 원칙을 배우게 되는데, ‘I’를 절대 쓰면 안된다고 교육받는다. 


미국 학교현장에서 통용되는 에세이(Essay)는 ‘특별한 주제에 대한 짧은 작문(a short piece of writing on a particular subject)’이라는 정의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에세이는 article, composition, study, paper, dissertation, thesis, discourse, treatise, disquisition, monograph 등 학술적 작문의 일체를 말하는 것으로, 신변잡기적 얘기를 쓰는 한국식 에세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글쓰기이기에 글쓰는 이 즉 ‘I’가 들어가서는 안되는 글

이다. 


자신을 소개하는 에세이, 혹은 ‘나’를 소재로 하는 에세이 말고는 내가 들어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미국식 학교 에세이는 글쓴이 본인의 경험 영역 바깥의 학술적 혹은 학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SAT와 ACT 같은 대입시험 에세이에서 I를 써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의 의문과 논란이 동시에 발생한다. 


SAT에세이는 주어진 지문을 읽고 지문에 대한 수사학적 분석을 하도록 요구하고, ACT에세이는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찬반양론을 제시하고 이를 분석하도록 한다. 

전문가들은 SAT 에세이에서는 절대로 I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지만, ACT는 가능한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2016년 4월 개정된 SAT 에세이는 학생의 주장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를 도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그 소스가 되는 텍스트를 선택하고 예시문 주장에 대해 논리적인 반박을 가해야 한다. 


이렇듯, SAT 에세이는 예시문의 입장에 대해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를 묻는 시험이 아니기에 I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다.  


Do not use “나는 이러하기 때문에 동의한다(I agree because…)”혹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I disagree, but….)”등의 문장이 들어가는 순간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 


학생들은 지문속의 주장을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구술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부지불식간 ‘I’를 사용해 감점을 당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잘 나가다가 “나는 세번째 문단 속에 제시된 통계가 명확하게 증거가 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I agree that the statistics provided in paragraph three clearly support the point that…)”라고 적는다면, ‘I agree that’이 없었을 경우 만점짜리 에세이가 반토막이 날 수 있다. 


6-7학년 영어 작문 교사들이 에세이쓸 때 ‘I’를 쓰지말라고 누누이 강조해도 이전의 글쓰기 습관이 되살아나 시험을 망치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ACT 에세이는 사정이 달라진다. 


ACT에세이는 찬반양론에 대한 학생의 입장을 묻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예증과 함께 “I believe”가 자주 등장하기도 하지만,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더 적은 노력으로 신속하게 업무를 완수하는 것이 우리를 게으르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더 중요한 일을 하도록 만든다(Being able to complete tasks more quickly and with less effort doesn’t make us lazy. It simply allows us to devote our time and energy to more important tasks.)”라는 예시문에 대해서, “이 예시문은 일을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우리를 게으르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게으르다고 믿는다. 이들은 모든 일이 너무도 쉽기 때문에 진짜로 열심히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게으른 것이다”라고 쓸 수 있다. 

하지만 I를 빼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위의 예시문은 일을 효율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우리르 게으르게 만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만약 편리함이 우리를 게으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10대 청소년들을 게으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내 친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숙제를 미루곤 한다. 그들은 다음날 영어 수업 준비를 위해 온라인에서 요약본을 잽싸게 추리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쇼핑몰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라고 쓴다면 I가 없어 더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I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일반화하기 어려운 개인적인 주장에 그칠 개연성이 높아지기에, ACT라고 해서 반드시 I를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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