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민

의대 입학 쉽지 않다면... 간호학과 전공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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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간호사 권력의 정점은 수간호사나 종합병원 간호과장이 아니라 ‘너스 프렉티셔너(Nurse Practitioner)’로 불리는 이들이다. 

  

너스 프랙티셔너는 일정기간의 간호사경험과 치료 전문교육을 받고 의사로서의 일정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물론 고난이도의 의료 시술은 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가정의학과나 내과에서 하는 낮은 단계의 질환은 거뜬히 담당한다. 

  

간호사는 교육과정에 따라 LVN, RN, BSN-RN, Nurse Practioner로 나뉘는데, 너스 프랙티셔너는 대학과 대학원 과정에서 치료에 대한 교육도 받기 때문에, 나중에 개업한 후 치료와 처방 뿐만 아니라, 신체검사, 급성 질환과 부상의 진단과 진료, 면역성 관리,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병 관리 업무도 담당할 수 있다.  

  

권한이 상당해서 환자를 보고,진단을 하고, X레이 사진 등을 찍어야 할지, 혈액과 소변검사를 해야 할지 등도 결정한다. 사실상 웬만한 내과나 가정의학과에 버금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가정의학과 의사들과 경쟁관계를 넘어 오히려 우위에 서고 있다는 점이다. 간호사와 의사가 싸워 간호사가 이기고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전국 너스 프렉티셔너 연합회 AANP는 2016년 현재 메릴랜드를 비롯한 21개주와 워싱턴D.C.가 너스 프랙티셔너가 의사의 감독 없이 처방, 진단, 처치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에는 6개주에 불과했다. 

  

너스 프랙티셔너는 원래 의사가 부족한 시골지역 주민을 케어할 목적으로 소정의 의료교육을 받은 간호사의 처방과 진단, 처치를 가능하도록 지난 1960년대 도입됐으나 의사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배운 만큼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기 힘들었으나 지난 2010년과 전미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ies of Science)가 주정부에 너스 프랙티셔너 의료 영역 확대를 주장하고, 2012년 전국 50개주 주지사연합회가 이를 받아들여 여러 주에서 의사의 권위에 버금가는 치료영역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전국 은퇴자연합회 AARP같은 의료수혜자 최대 단체와 보수진영의 선거와 각종 정책이슈를 이끌고 있는 코흐 형제의 Americans For Prosperity가 그동안 중립을 지키다가 너스 프랙티셔너의 권리 확대 편에 가담하면서 앞으로 너스 프랙티셔너의 권리를 인정하는 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mericans For Prosperity는 특히 의사가 의료시장에 특권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시장자유경제 시스템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너스 프랙티셔너를 참여시켜 시장의 자유를 공고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너스 프랙티셔너의 의료행위를 인정할지 말지는 주정부에서 결정하는데, 최근 웨스트버지니아와 중서부지역 주정부가 잇따라 권리를 확대하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주 등 17개주는 의사 감독없이 진단과 처치를 가능케하고 처방은 의사 감독을 받게 하고 있지만, 마약성 진통제 등 극히 일부분의 처방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  
  
버지니아주 등은 의사의 감독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원 등에서 독자적으로 자신의 판단하에 진단 등을 내리며 주기적인 점검만 받을 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너스 프렉티셔너와 프라이머리 케어를 담당하는 가정의학과의 내과 의사들과의 구분히 모호해진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너스 프랙티셔너는 기본적인 분야의 의료행위를 하고 중병, 추가확인이 필요한 질병은 각 분야 전문의에게 외래 추천을 하는데, 가정의학과 의사도 마찬가지다. 
가정의학과 의사도 혈액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면 진단샘플을 외부로 보낸다.
  
다른 특수분야 질병이라면 각 분야 전문의에게 보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가정의학과 의사가 집도를 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수술전문 의사 서전(Surgeon)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언뜻 보면 의사와 간호사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사실 가정의학과 의사와 간호사의 싸움이다. 
  
다른 전문분야 의사와 수술의사 등은 간호사가 이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리 케어와 처방, 진단에 대해서 전문의와 수술의사는 간호사의 밥그릇이 늘어난다고 해서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싸움에서 전문의와 수술의사는 은근히 간호사의 편을 들고 있다. 
더 많은 인력이 기초진단분야에 종사하며 진단을 많이 하면 할수록 2차와 3차 진료 영역이 늘어나 자신들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민의료보험 시스템인 오바마케어의 도입으로 의료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의사인력이 한정돼 있어 보험수가 인상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너스 프랙티셔서의 참여를 늘리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숫자 싸움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너스 프랙티셔너에 밀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힘들다. 
의료 비영리단체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에 의하면 현재 전국적으로 11만7천여명의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AANP의 자료에 의하면 모두 13만4천여명의 너스 프랙티셔너가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은 표 숫자를 헤아릴 뿐이다. 



  
매년 의대 졸업생의 10%인 2천명 정도만 프라이머리 레지던트 과정을 밟지만, 너스 프랙티셔너는 매년 1만명 이상이 배출되고 있다. 
앞으로 프라이머리케어 의료시장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는 너스 프랙티셔너에게 크게 밀릴 수 밖에 없으며, 너스 프랙티셔너의 의료주권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CVS 같은 대형 약국 체인에서 너스 프랙티셔너를 대규모로 고용해 보다 싼 비용으로 기초 치료 분야를 맡기면서 의료소비자와의 친화력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각 대학 간호학과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고령화로 인해 의료인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 같은 전망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의사 vs 너스 프랙티셔너 
의사는 힘든 교육과정을 거치며 학비 등 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고교와 대학 과정에서 난다긴다하는 학생들도 의대 진학에 실패한다.
고교부터 대학까지 올 A 학점을 유지해야 한두군데로부터 의대 입학 허가를 받는다. 
한국으로 유턴하는가하면 카리브해 연안이나 캐나다쪽 의대를 생각하기도 한다. 
  
학부 4년과 메디칼 스쿨 4년을 거쳐야 하는데, 메디칼 스쿨 학자금 부채만 평균 18만불에 달한다. 가정의학과와 내과 의사는 평균 22만불 정도의 연소득을 올리는데, 메디칼 스쿨을 졸업하는 순간 이 같은 소득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보통 3년에서 8년동안 레디던트 과정과 팰로쉽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의 연봉은 5만1천불에서 6만6천불 정도다. 
  
병원에서 간호사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레지던트 의사가 드물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4년간의 학부과정을 마친 후 간호사(RN)로 취업해 연간 6만5천불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간호사 경험을 쌓은 후 너스 프랙티셔너 대학원 과정에 진학해 자격증을 얻을 경우 연봉이 10만불이다. 
너스 프랙티셔너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연봉은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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