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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

물가 안정되면 식품값도 내릴까?


물가 상승이 둔화되는 것은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식료품과 공산품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높은 가격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7월 소비자 물가는 2021년보다 8.5% 상승했으나 지난 달 9.1% 상승폭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월별 물가상승율도 보합세를 보여 전반적으로 6월보다 가격 상승세가 줄어들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휘발유 값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고 다른 것들은 비교적 하락폭이 눈에 띌 수준은 아니다. 이는 언제든 다시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 2%의 물가상승율을 목표로 하는 연준의 대응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고, 많은 상품과 서비스의 높은 가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줄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가 빠르게 하락하거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평준화되고 더 천천히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물가가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가격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상승폭을 서서히 줄이는 것을 바라고 있다.


연준 관리들은 부분적으로 중앙은행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디플레이션 (물가 수준 하락)을 경계하기 때문에 낮은 인플레이션율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 소비자는 비용이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지출을 연기할 수 있다.


지출 감소는 고용과 기업 투자의 둔화로 이어지고, 이는 더 많은 근로자가 해고되고 임금 상승이 둔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물가가 약 2%의 안정적인 비율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재정에 대해 보다 건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아직 이런 상황이 되려면 내년 후반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무한정 비싸지는 것도 아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고, 특정 물품은 결국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이런 물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이므로 고소득층들이 주로 소비하는 상품이 먼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떤 것이 떨어지고 어떤 것이 계속 올랐나?

8월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7.7% 하락했다.

6월에 갤런당 5 달러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후, 휘발유 가격은 몇 주 동안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2021년보다 거의 1 달러가 비싸다. 연료 가격은 식료품보다 변동성이 큰 경향이 있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은 향후에도 계속해서 떨어지거나 반대로 다시 오를 수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등했던 중고차와 가구 가격도 공급망이 회복되고 수요가 감소하면 더 저렴해질 수 있다.


반면에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비싸지고 가격 변화가 훨씬 느리다.

여기에는 집세, 식당에서의 밥값, 의료 서비스와 같은 것들이 해당하며 비록 완만하긴 하지만 계속해서 더 비싸지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임금도 오르기 때문에 물가 상승 효과는 사라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임금이 물가 상승을 상쇄할 만큼 오르지는 않고 있다. 평균 시간당 수입은 지난 1년 동안 5.2% 상승했는데, 이는 근로자 수요가 여전히 높고 기업이 팬데믹 기간 동안 공석을 채우기 위해 애쓴 때문이다. 임금 인상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고 많은 근로자의 임금 인상을 잠식하고 있다.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이 똑같은 수준으로 올라야 하지만 그런 적은 거의 없다는 사실은 물가 상승이 서민에게 더 부담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새 소파와 재택 근무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저축을 까먹는 것은 팬데믹 기간 동안 나타난 모습이다.

물가 상승이 완화되고 소비자가 서비스에 더 많이 지출하고 상품 소비가 줄어들면 특정 상품의 가격이 하락한다. 그러나 소비재와 식료품은 가격 하락이 나타나려면 아직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한동안 물품 가격의 차이로 인해 불편한 시기에 놓이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 제약이 완화됨에 따라 운동용 자전거와 소형 가전 제품 등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마트와 타겟과 같은 대형 소비재 판매업체는 이미 재고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물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작정이다. 서민들에게는 그다지 꼭 필요한 물품은 아니라는 점에서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다.


식료품과 소비재 서비스는 계속 올라

물가 하락이 식료품이나 소비재에까지 미치려면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 비용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 소비자 손에 전달되는 과정의 운송비 상승에 영향을 준다. 다음은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기업은 물론 소비자에게 전반적으로 널리 퍼져야 한다. 기업이 원자재는 물론 비용이 계속 오른다고 예상하면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라도 가격을 낮추는 것을 꺼릴 수 있다.


공급망 중단이 완화되면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데 7월에 중고차 가격은 약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 6.6% 높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팬데믹 기간 동안 반도체 칩과 같은 중요한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사람들이 새 차를 구입하는 수요가 감소해 중고차 시장에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서비스 가격 역시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현재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임금 삭감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서비스에서 상당한 가격 하락은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인건비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이 운영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며 기업은 이런 비용 증가의 상당 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된다.


항공 요금은 올해 초 엄청난 호황을 보인 후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다.

7월 항공료는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해 전월 대비 7.8% 하락했다. 여름 수요가 줄어들고 사람들이 여행을 덜 다니기 때문에 항공료는 떨어질 것이지만 인건비와 연료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전염병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

미국이 앞으로 몇 달 안에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노동 시장의 많은 측면이 여전히 강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얕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2020년 2월과 동일한 수준인 3.5%로 떨어졌다.


식품 가격은 다른 상품에 비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식품 가격은 7월에 상승해 6월보다 1.1% 상승했다. 식량은 장바구니에서 가장 변동성이 적은 품목이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원활하지 않아 유럽에 곡물 대란이 시작되면 전 세계에 식품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수확기를 앞두고 투기가 성행할 것으로 보여 식료품 가격은 하락하기 보다는 더 오를 것으로 봐야 한다.


식료품점의 식품 가격이 더 저렴해질 수 있지만 식당에서의 음식은 지금보다 느린 속도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현재 식품 서비스 산업의 임금은 매우 높게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식료품점 가격이 레스토랑 메뉴 가격과 비교해 얼마나 빨리 정상화되는지 사이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임대료도 저렴해지기 어렵다.


물가 분석 회사인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Inflation Insights)는 임대료 가격이 앞으로 몇 달, 몇 년 동안 지금보다 더 느린 속도로 상승할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가격이 완전히 하락하지 않는다고 파악했다. 7월 임대료는 6월보다 0.7% 상승해 계속 오르는 추세다. 그리고 저렴한 임대료가 부족한 것은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임대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에서 가격 하락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병원과 의사 진료 가격도 계속 더 비싸질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의류나 주류와 같이 팬데믹 기간 동안 큰 가격 급등이 없었던 상품은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다. 팬데믹 이전 추세선보다 약 4% 높은 의류 가격은 소매업체가 초과 재고를 줄이려고 시도함에 따라 하락할 수 있지만 이런 가격이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경기가 호황일 때에는 임금도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상쇄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도 대략 1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따라잡는다.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 침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내년말에는 임금 소득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경기 침체 조짐이 있는 경우, 임금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식료품과 소비재 위주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임금 소득에 의존하는 가정은 허리띠를 당분간 졸라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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