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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교, 신연수 기자

전기차 과연 얼마나 절약될까


한동안 미 전역을 강타한 사상 초유의 기름값 대란으로 인해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의 가격이 나날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의 가격도 덩달아 상한가를 치고 있다.


전기차는 비해 화석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음이 적고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자연히 많은 사람들은 전기차가 휘발유(ICE) 차에 비해 가지는 장점과 실익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정보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해 2분기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율은 5.3%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약 2배 급증했다.


왜 전기차인가?

가스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유가도 급등하고 있어 많은 소비자가 휘발윳값을 아끼기 위해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지난달 17일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가격을 인상했다.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지만, 대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이 꼽혔다.


차값은 전기차가 압도적

차값은 대체로 전기차가 가스차보다 비싸다.

연구가 진행 중인 기술이다보니 연구 개발비도 많이 들고, 생산 비용도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값이 높은 가격을 견인하는데, 최근에는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차 평균 가격이 8천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켈리 블루 북에 따르면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은 5만 6,437달러로 전체 평균 4만 6,329달러보다 1만 달러 이상 높다.

전기차가 가스차에 비해 수량이 적어 부품도 많이 생산되지 않는 만큼 수리비도 만만치 않다.

높은 차값과 수리비는 당연히 보험료에도 반영된다.


밸류 펭귄이 전기차 버젼과 가스차 버젼이 있는 모델 3종을 조사한 결과 전기차 보험료가 가스차보다 20~30%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셰비 스파크의 가스차 버전의 연간 프리미엄은 평균 1,000달러, 전기차 버전은 19% 비싼 1,190달러로 나타났다. 기아 소울은 23%, 피아트 500은 32%가량 전기차 보험료가 가스차보다 비쌌다.

다만 차값과 수리비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낮아질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평균 보험료도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비

연방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가 지난 6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년 간 전기차를 이용한 사람은 같은 기간 비슷한 모델의 가스차를 이용한 사람보다 3,000달러에서 1만 500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기차와 가스차의 가격 격차로 인한 손해를 일부 혹은 전부 만회할 수 있다고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효율·재생에너지국(EERE)은 설명했다. 다만 NREL의 연구에는 차값, 충전 설비 구비 비용, 충전 유형별 전기료 등이 포함됐을 뿐 수리비 등은 조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리비를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전기차가 가스차보다 저렴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컨슈머 리포트는 전기차는 엔진오일을 교체할 필요가 없고 동력 전달 장치의 구조가 간단해 수리가 필요한 상황 자체가 적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만 마일을 주행한 시점에서 누적 관리비 지출이 가스차에 비해 절반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부는 배터리 기반 전기차의 기대 유지관리 비용은 마일 당 6.1센트인 반면, 가솔린차는 마일당 10.1센트라고 밝혔다. 즉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약 40%가량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의미다.

전기차의 유지비가 저렴한 가장 큰 이유는 내연기관이 없어 엔진 구동계와 연료공급계 전체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배터리 발열을 식혀주는 냉각계, 브레이크 등 제동계, 타이어, 진동을 상쇄하는 서스펜션과 그 외 보조 장치 정도가 유지 관리에 필요한 부분이다. 일반 차 보다 들어가는 부품 수가 약 1/10로 줄기 때문에 정비하거나 교체할 부품 역시 적어진다.



충전 비용 vs 주유 비용

최신 자료를 조합해보면 전기차 충전 비용은 가스차 주유 비용에 비해 3~4배 싼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환경보호청(EPA)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가장 최근 연도인 2020년의 평균 신차 연비는 25.7MPG(갤런 당 마일)다. 2020년에 구입한 가스차로 100마일을 달리려면 3.89갤런의 가스가 필요한 셈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19일 발표한 현재 미국의 평균 가스값 4.495달러를 반영하면 대략 17.49달러를 내야 100마일어치의 가스를 주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차의 연비는 MPG가 아니라 MPGe(마일 당 갤런 환산치), 즉 33.7 kWh(킬로와트시)로 표기하는데, EPA가 공개한 미국 내 2022년 모델 전기차의 평균 연비는 97 MPGe다.


계산해보면 100마일을 가려면 34.7 kWh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가장 최근 관련 통계를 공개한 지난 4월 미국의 평균 가정 전기료는 1kWh 당 14센트이므로, 100마일어치의 전기를 충전하려면 4.85달러를 내야 하는 것이다.


지난 2월 CNBC 조사에 따르면 전기료가 비교적 비싼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주유비가 충전비보다 각각 1.5배, 2배 높았다.

미시건 대학교 교통연구소는 2018년 1년에 전기차 차주는 충전 비용으로 485달러를, 가스차 차주는 그 2.3배인 1,117달러를 지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한 번 완전히 충전하거나 주유했을 때 갈 수 있는 거리는 전기차가 아직 가스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한 번의 완충으로 250마일을 갈 수 있으며, 가스차는 한 번 기름을 가득 채우면 300마일을 갈 수 있다. 전기차는 자주 충전해야 할 뿐 아니라 한 번 충전할 때 소요되는 시간도 가스차의 주유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는 치명적인 단점까지 갖고 있다.


가정용 충전기 설치 및 충전 비용

내연기관 차량은 연료가 떨어지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채우면 되지만, 전기 자동차는 충전소를 가야한다.

하지만 아직 전기 자동차가 가솔린차 만큼 많지 않아 충전소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전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충전기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 전기자동차를 사면, 휴대폰과 같은 표준 콘센트인 L1 충전기가 함께 제공된다. 이 충전기로 충전을 하면 시속 약 5~5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전기 용량이 업그레이드된 충전기인 L2 충전기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데, 약 900~1,600달러에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L2 충전기는 일반 가정의 전기 용량과 기존 콘센트의 모양에 따라 달라지고, 완전히 충전하면 시간당 20마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지방정부도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고 있다. 충전 비용은 표준 주거 사용 시간 요금을 적용받는 소비자의 경우 사용량이 적은 0시~오후 9시 사이에 충전하면 총 259달러가 든다.


휘발유 차량과 비교했을 때 주거용 표준 사용 시간 비율의 경우 2.30달러이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05달러이다. 이 가격을 현재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휘발유 차량은 전기차보다 연료비가 2.25배 더 비싼 것이다.


세금 공제

장점이 많은 전기차이지만 요즘은 가격이 많이 올라 선뜻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 연방정부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7,500달러의 연방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고, 45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구는 특정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기업과 주민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메사추세츠주의 경우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기업에 충전소 비용의 50%인 25,000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버지니아에서는 어떤 정책이 시행되고 있을까?


연방정부는 1억 640만 달러를 버지니아주 정부에 배정, 향후 5년간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버지니아 교통부도 연방정부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급속 충전소를 확대 설치하고, 시골과 소외된 지역에 초점을 맞춰 소매 주유소에도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2년 1월부터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하는 주민에게 약 2,500달러의 세금을 환급해주고 있다.


자동차 수명

수명이라는 측면에서는 전기차가 가스차에 우위를 점한다. 모터 힐스에 따르면 가스차는 적게는 10만 마일에서 많게는 20만 마일을 주행하면 엔진의 수명이 다한다.

반면 전기차의 배터리는 보통 20만 마일까지 사용할 수 있고, 모터는 40만 마일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애초에 전기차는 엔진이 없고 가연성 액체가 없어 가스차에 비해 고장 및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적기도 하다.


물론 만에 하나 사고가 나게 되면 전기차는 가스차에 비해 수리가 어렵고 비싸다는 문제가 생긴다. 모터 힐스는 전기차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고속 충전을 자제하고 조금 느리더라도 일반 충전을 이용할 것과 배터리 레벨을 40%에서 70% 사이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결론

인플레이션은 소비자의 눈을 전기차 시장으로 돌렸고, 그 결과 올해 2분기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은 약 2배로 증가했다. 세금 공제 등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전기차는 분명 ICE 차보다 이점이 많다. 유지비도 덜 들고, 잔고장도 없어 정비소에 자주 갈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EV 충전소가 부족한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충전소 문제가 해결되고 가격도 ICE 차량과 비슷해진다면, 전기차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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