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상승은 계속해서 가계 살림에 부담을 주고 있고, 식료품점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급등한 가격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다.
곡물을 비롯한 채소 그리고 가공된 식료품이 마켓에 도달해 소비자 손에 쥐어질 때까지 생산 유통 과정이 무엇보다 문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022년 2월이므로 이미 이전부터 식료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팬데믹 직후 식료품 가격이 올랐다가 다시 안정세로 유지되다가 2021년 6월부터 가파른 상승을 보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2021년 6월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물가는 식품 가격 상승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았다. 전체 인플레이션은 식품, 임대료 그리고 의료 비용의 증가에 힘입어 1년 전보다 8.2% 증가했다. 9월 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11.2%, 전월보다 0.8% 올랐다. 고기와 시리얼에서 과일과 야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더 비싸졌다. 식당 음식값도 전월보다 0.9% 오른 반면 집값은 0.7% 올랐다.
식품은 다양한 이유로 더 비싸졌다. 가스 가격 상승과 노동력 부족은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밀, 해바라기 기름 그리고 기타 농산물의 수출에 차질을 빚어 세계 식량 공급에 부담을 주고 가격을 상승시켰다. 그리고 미국 서부 지역의 가뭄과 같은 기후 관련 문제로 인해 작물 수확량이 감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로벌 공급망 마비 사태를 겪은 이후 모든 상품의 가격은 올랐고 사태가 진정되었다는 평가에도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
공급망이 근본 문제
식품산업협회 (FMI: Food Industry Association)의 관계자는 노동, 생산 차질, 운송 수요 그리고 글로벌 분쟁으로 인한 비용 급증이 식품 산업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소비재의 가격을 상승시켰고 식품 부문은 특히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많은 가족의 돈을 빠듯하게 만들고 있다. 식료품점과 전체 식품 산업은 미국인들이 계획하고 예산을 책정할 자원을 확보하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고객과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성명을 냈다.
식품업계가 꼽는 노동, 생산 차질, 운송 수요 그리고 글로벌 분쟁으로 인한 비용 급증은 식품 산업은 물론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므로 형식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높은 식료품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식품 산업은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런 요인 중 많은 부분이 식품 업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
식품 산업은 전체 공급망과 관련해 가격에 대한 소비자 중심의 진전을 확보할 수 있다.
식료품 산업은 유통 과정에서 항상 일정한 순이윤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식품 가격이 더 높아진 것은 식품 유통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생산지에서 가격이 폭등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기업형 농장의 마진 확보를 위한 가격 정책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가격이 올라 소비자에게 비싼 가격에 도달한다. 여기에는 곡물 메이저로 불리는 카길과 채소 종자와 비료 공급업체 몬산토의 독점적 지위가 연쇄적으로 시장을 교란시킨 결과다.
공급망 혼란, 전쟁 그리고 가뭄이 주요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공급망 혼란이 가장 큰 문제다.
식품 가격은 팬데믹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급등했지만 처음에는 수요 증가로 인해 상승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에 사람들이 식료품점에서 식품을 사재기하면서 일시적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것을 수요가 급증했다고 순화해서 칭했다.
그리고 봉쇄가 끝나고 서너 달이 지나 사재기가 사라지자 곧바로 가격은 안정되었다. 이후 약 일년동안 식료품 가격은 급등하는 현상은 없었다. 더 많은 비즈니스가 재개되고 소비자들이 점점 더 편안하게 외식을 하게 되면서 레스토랑 가격이 상승했다. 여기에는 식당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이들의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메뉴 가격도 오른데 기인한다.
그리고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공급망 제약이 식품 가격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공급망의 붕괴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단계별로 마진이 붙기 때문에 전쟁으로 인한 제한보다 더 큰 문제다.
식품경제학자들은 식품 가격 상승의 상당 부분이 팬데믹 시대의 공급망 붕괴가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민과 소매상이 전국으로 식품을 운송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기업은 노동력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
농부들은 또한 비료와 같은 것에 대한 더 높은 투입 비용에 직면해 있다. 공급망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비용이 증가했고 이런 상승한 비용은 고스란히 마켓의 가격표에 붙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전쟁과 중국 폐쇄와 가뭄도 작용
무엇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가 문제다.
중국이 야기시킨 글로벌 공급망 대란은 세계 인플레이션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상품 공급 의존도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다. 공급망 대란이 어느 정도 해결될 즈음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해외로 나가는 농산물과 물품에 대해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
시장 경제가 아닌 중국의 경제 체제는 이를 통해 막대한 뒷거래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거의 통제에 가까운 공급 시스템으로 초과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수입을 줄이면서 수출 가격을 의도적으로 높이는 수단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농산물 생산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일부 품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곡물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 수입되는 콩은 중국으로부터 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공급에 지장을 주고 있고 이는 가격 상승을 지속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식량 공급을 타이트하게 했다. 우크라이나는 밀, 해바라기 기름 그리고 기타 식품의 주요 생산국이다. 러시아는 농산물 선적물이 흑해 지역을 떠나는 것을 차단했지만, 양측은 여름 동안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하고 세계 식량 가격을 하락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합의에 도달했다.
기후 관련 문제도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캘리포니아의 가뭄으로 인해 신선한 농산물의 수확량이 감소했다. 토마토와 양파와 같은 여름 작물은 시들었고 겨울에 자란 잎이 많은 채소는 영향을 받는다.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이 줄어들면서 가격은 계속 치솟을 수 있다. 올해 치명적인 조류 독감 발병으로 수백만 마리의 새가 영향을 받아 상업용 농장의 가금류와 계란 공급이 중단되고 소비자 비용이 증가했다.
식품 가격 내년에도 내리지 않아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운송비는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연말 소비 시즌에 진입하면서 소비자 물가는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상승으로 더욱 오를 수 있다. 남은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금융 비용을 상승시켜 물가는 오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올해말까지 인플레이션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심각해지면서 곡물 이동은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며 더 오래 지속될 우려가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차단하는 가운데 다른 물류운송 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가뭄과 홍수는 이제 흔한 일상이 되면서 농산물의 수확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폐쇄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시진핑이 전인대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제한된 비료 수출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세계 탄산칼륨 무역에서 러시아와 벨로루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이다. 러시아만 해도 질소의 약 20%와 인의 약 10%를 수출한다. 비료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을 비료 공급 업체 몬산토가 독점적 지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곡물과 종자 가격 상승의 결과 수입이 빈약한 국가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높은 투입 가격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된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수입국은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생산량을 장려하려고 할 수 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재정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농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더라도 공급은 시차를 두고 반응할 것이며 대형 곡물 기업의 행보에 따라 가격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공급망이 해결되지 않는 것은 가격 상승 요인이다. 수요를 줄이지 않는다면 식료품 가격은 계속 오르게 된다.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소비자부터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음식 소비 습관을 지적해야 하는데 유럽은 1인당 연간 약 200kg, 미국은 약 300kg를 낭비한다.
그리고 고기를 너무 많이 소비하는 것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돼지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곡물 3kg이 필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바이오 연료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식용유를 사용해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고 옥수수를 사용해 휘발유를 의무적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유럽과 미국의 규정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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