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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기 기자

일자리·인플레이션 모두 연준의 관심사

인플레이션은 외부 부정적 요인 커져

연준은 인플레이션 관리에 몰두할 듯

고용 증가로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노동 시장은 강세를 이어갔고 연준의 이자율 결정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 인플레이션만 확실하 내려 앉으면 경제는 다시 살아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끝나게 된다. 뜨거운 고용 시장은 일반적으로 근로자에게 좋은 소식이다. 실업률이 낮을 때 사람들은 쉽게 직업을 바꾸고 고용주와 더 나은 급여를 협상할 수 있다. 근로자는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고, 이는 경제 성장을 주도한다.


그러나 낮은 실업률과 강력한 일자리 증가에는 단점이 있다. 견조한 고용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경로를 모색하도록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금리가 내려갈 때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함을 의미할 수 있다.


한편, 실업률의 상승은 금리 인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실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연준은 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0.5%포인트) 인하했던 9월 회의 이후 그랬던 것처럼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최신 일자리 수치를 보고 노동 시장, 인플레이션, 연준 간의 상호 작용이 궁금하다면 오래된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뒤질 필요가 없다.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사용해 두 가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논리는 교과서적인 분석이기에 지금 현실은 다를 수 있다. 연준이 우려한 노동시장의 침체는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되었지만 실업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릴 이유는 약하다. 또한 이는 경제 여건이 더 강화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불황이나 침체 가능성은 줄어든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의 분리

노동 시장이 강하다고 해서 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주택 가격의 급등으로 주거 비용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고용 시장이 강하면 물가를 자극시킨다.


좋은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 하고 이는 비용으로 간주하는 고전적인 견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강력한 고용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만들 수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노동 시장에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타이트한 노동 시장은 일반적으로 낮은 실업률, 일자리 증가, 평소보다 빠른 임금 상승으로 정의된다. 기업은 급증하는 수요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 확보 경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과 더 높은 급여를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지금은 재택 근무 여부가 높은 급여보다 우선하는 항목이다. 근로자들은 높은 급여 대신 재택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 효과는 현재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즉 고용 증가가 임금을 상승하게 만들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다.


물론 임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돈을 쓸 수 있게 되고, 이는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지금 나타난 인플레이션은 서비스 항목과 주거 비용 그리고 중동 사태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그 원인이다. 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효과로 인플레이션이 생긴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인건비는 사업 수행 비용을 증가시킨다. 기업은 생산량을 줄여야 하며, 다른 곳에서 비용을 절감하거나, 가격을 인상하거나, 또는 둘 다를 수행해야 한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던 지난 2년 동안 이미 그런 일이 있었고 점차 고용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보편화되었고 노동 시장은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높은 급여 대신 조금 적더라도 재택 근무를 선호했고 대규모 이직 사태가 발생했다. 한동안 산업간 고용에 불균형이 생겼고 노동 시장은 꾸준히 노동자를 고용해야 했다. 그렇지만 급여가 물가 수준만큼 상승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은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는 않는 현상으로 나타났고 가격이 급등한 서비스 항목과 가치가 급등한 주택이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인플레이션처럼 실업률에 대한 명확한 목표치는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업률을 가능하면 자연실업률에 가깝게 유지하려고 한다. 이것은 노동 시장에 부족이나 잉여가 없을 경우 존재하는 가상의 균형된 노동시장을 의미하는 실업률이다.


최대 고용이 0% 실업률이 아닌 것은 일부 산업 부문에는 잉여 노동자가 존재하기 때문이고 어떤 산업은 노동자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완전고용은 마찰적 또는 구조적으로 실직한 사람들만 실업자인 경우를 말한다. 경제학자들이 마찰적 실업(frictional unemployment)이라고 부르는 현상은 항상 존재한다. 이는 전환기에 있는 사람들, 즉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장을 찾는 지 얼마 안된 대학 졸업생들에 의해 주도된다. 지금은 기술 발전, 세계화 또는 소비자 수요의 광범위한 변화에 따른 재택근무 선호 같은 요인으로 인해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구조적 실업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견고한 고용 시장은 주택 가격 상승 의미

2022년 연준이 처음 금리 인상을 시작했을 때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거의 확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느 쪽도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미국 경제는 2023년에 실제로 3.1% 성장했고 2024년 성장률은 2.7%로 예측된다.


역사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지난 금리 상승폭은 그리 높지 않았다. 경제는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기 전에 약 15년 동안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경험했다. 지금 금리를 내리고 있고 여전히 정상보다 낮은 금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또한 모든 산업이 동시에 고용 시장이 활발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의료, 교육, 주 그리고 지방 정부와 같은 부문은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강하고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이 부문은 많은 수의 고용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빅테크는 금리에 민감한 경향이 있고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근로자를 해고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금리 인상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연준이 원하는 만큼 소비자 지출을 둔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는 더 높은 가격을 영원히 흡수할 수 없다. 거의 물가 상승률만큼 임금이 상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에는 물가 상승에 대응해 지출을 줄여야 했다. 이것이 경기 침체 내지 불황이다. 더 높은 가격은 결국 소비 수요 증가를 둔화시키고 심지어 역전시킨다. 소비 수요가 줄어들면 더 많은 노동력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고용을 축소하고 해고가 늘어나 실업률이 증가한다. 그런데 지금 노동 시장은 이런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준이 최근까지 금리를 23년래 최고치로 유지한 이유는 임금 수준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소비 물품의 가격을 낮추려는 것이었다. 많은 주택 소유자들은 이미 낮은 이자율에 집을 샀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니다. 새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피해자이고 이들은 대부분 관망하고 있고 투자자들과 세컨드 홈이 필요한 사람들이 집을 구입했다.


주택 시장이 높은 금리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실제로 주택 자산(에퀴티) 가치가 상승하면서 이들은 부의 상승 효과를 누렸다.

고용 시장의 강세는 주택 시장이 더욱 경직되는데 한몫 했다. 높은 주택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수요는 꾸준해서 주택 가격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주거 비용의 상승 즉, 임대료 급등을 가져오면서 주거 비용 인플레이션을 가져왔고 오히려 고용 시장의 강세는 주택 가격의 상승과 관련을 갖게 되었다. 고용 시장의 강세는 주택 수요가 꾸준해서 줄어들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오히려 주택 가격을 더욱 급등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안정된 직장과 고용이 가장 중요한 고려 항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용 시장의 강세는 주택 구매 수요가 꾸준하게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주거 비용이 가져온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기조로 전환했기 때문에 주택 비용이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결과적으로 안정된 노동 시장은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을 더욱 안정되고 유도하고 주택 가격을 더욱 견고하게 상승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다시 인플레이션이 관심사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정확히 목표치인 2.0%에 도달하기 전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연준이 고용 시장이 안정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인플레이션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물가가 실제로 안정적으로 내려 앉았을까?


현실적으로 외부적으로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 가격이 매우 불안하다. 이는 에너지 가격의 불안을 가져와 오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끝내기 보다는 중동 전체로 확전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미국은 당장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쉽게 중동 사태에 개입하거나 중재할 수 없는 입장이다. 대선이 마무리되어야 중동 사태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새로 들어서는 행정부가 할 일이다. 그때까지는 오일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은 소비자 물가 관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소비자물가 지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는 것은 경기 침체를 의미하므로 지금 상황에서 연준이 소비 지출을 억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생산과 경제 전반에 비용을 줄이면서 물가를 관리하기를 원한다. 금리 인하가 에너지 수급과 원활한 공급망을 형성하는데 금융 비용 측면에서 유리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율은 2012년 이래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되는 2%의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소비지출(PCE)는 최근 몇 달 동안 그 수준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2%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고 여러 물가를 자극하는 외부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다.

외부 요인은 연준이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변수로 고려해 경제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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