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홍성호 기자

주택 시장, 지금 어떤 사이클?

16~18년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순환 과정

주택 경기 침체라는 이유도 사이클 반영


현재 주택 시장의 가격이 어떻게 될 지 설명하면서 주택 시장 사이클을 언급하면서 주택 침체 (real estate recession)라는 말을 한다.


경제에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 사이클 (Business Cycle)이 있듯이 주택 시장 역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원래는 비주거용 건축 사이클 (Construction cycle)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주택 건축 역시 주기적으로 증가했다가 축소되는 현상을 적용한 것이다.


과거에 건설 사업이 경제에 미치는 비중이 높았을 때 건축 사이클은 분명 존재했고 장기 경기 순환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길게는 50년마다 건축 붐이 이는데 건축물의 사용 수명이 50년이면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간주한 것이다. 그런데 주택의 경우, 사람들의 주거 환경과 문화가 빠르게 변하면서 20년 이내에서 주택 경기의 한 사이클이 순환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주택 시장의 사이클을 언급하는 전문가들은 소위 투자자의 시각이 많다. 주택 건설 업체와 투자자들은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조짐이 보이면 곧 오를 것이므로 집을 사는 경향이 높다. 낮은 가격에 사서 회복할 때 높은 가격에 팔 수 있고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높은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클은 계절, 단계, 주기별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천문학, 시간 그리고 삶의 다른 많은 측면에서 상황은 반복되는데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 분석가들은 주택 시장이 반복되는 주기를 겪는다는 것을 여러 현상을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1933년 호머 호이트 (Homer Hoyt)가 쓴 책 <시카고의 토지 가치 100년>에서 부동산이 어떻게 단계를 거치면서 가치가 변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호이트는 연구를 통해 부동산이 약 18년 간격의 주기를 거친다고 설명한다.


주택 가격 지수로 공신력이 있는 캐이스-쉴러 주택 가격 지수의 장기 동향을 보면 이 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경기 침체가 있었던 1990~1991년과 2007~2009년의 바로 직전에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가 어김없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지금 주택 시장도 만약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가 곧바로 이어진다고 전망할 수 있을까?


주택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깊은 연관이 있다.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 주택 임대 시장에서 임대료도 똑같은 방향으로 오른다. 주택 임대료는 주거 비용으로 간주되는 소비자 물가 지수 포함 항목이다.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것은 주거 비용도 하락하는 것을 말하며 이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 때 일어난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주택 사이클로 보면 하강 국면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시작할 때 주택 가격도 하락할 것이고 주택 경기가 비로소 하강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가격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으므로 주택 경기가 침체라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과장된 표현이다.


주택 시장의 사이클

전형적인 주택 시장의 사이클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회복 국면 (1991년과 2009년)>

회복 국면은 주택 시장이 바닥에 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1991년과 2009년의 주택 시장의 모습으로 이 때 주택 투자 심리는 비관적이다. 이 시기에 부동산 투자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약간 살아나는 기미가 보일 때 움직인다. 주택 가격이 최저 수준이므로 임대료도 낮고 수요도 적다. 새 주택, 아파트 그리고 상업용 부동산 건설이 사실상 정지 상태에 있다.


회복기에 경제와 주택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조짐을 볼 수 있다. 일자리가 개선되고 임대 소득이 증가하기 시작하며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한다. 대출 기관은 더 많은 돈을 융자하기 시작하고 이전에 비어 있던 땅에 비로소 주택 건설이 시작된다. 회복 단계가 성숙되면 손실이 점차 회복된다.

주택 투자자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이 시기에 주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바닥에서 올라오는 계기가 된다.

<감속 조정 국면 (1995~97년, 2014~2015년)>

회복 사이클의 중간 길목에서 주식 시장과 국내총생산 (GDP)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주택 역시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이 정체된다.


대개 경기 회복 국면이기 대문에 가스, 석유 그리고 전기 유틸리티가 상승하고 채권 시장은 수익률 역전 현상을 경험하며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이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면서 주택 매매가 줄어들고 가격은 하락하거나 정체된다. 이 기간은 일시적인 조정 시기이므로 길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입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시기에 집을 내놓고 오른 차액을 얻은 뒤 다시 주택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상승 국면 (1998~2001년, 2020~2022년)>

이 단계에서 주택 시장 붐은 주택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시작된다. 주 정부는 새로운 업그레이드된 공공 건설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경향을 보이며 미뤘던 주택 단지 건설도 착공을 시작한다. 주택 시장은 계속 매매가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 추세를 보이게 된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하지만 융자를 얻기가 쉬워 주택 거래는 매우 활발하다. 그러나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건설도 활발하면서 주택 가격이 실질 가치를 초과해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주택 구매 활동은 둔화되기 시작하지만 경제와 관대한 투자 수익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히 높다. 대개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을 하면서 잠재 구매자들은 주택 구매를 서두르는 경향이 높으며 가격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점 국면 (2006년, 2022년?)>

마침내 주택 매매가 정체되고 주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다. 공실이 줄어들고 임대료가 하락한다. 첫 번째 고점은 주택 시장이고, 그 다음에는 주식 시장이 고점을 찍은 후 결국 국내총생산 (GDP: 경제성장율)이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한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서 주택 시장은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주식 시장이 먼저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그 다음이 GDP, 마지막으로 주택 시장이다. 금융 기관의 대출이 고갈되고 실업이 새로운 수준으로 치솟으며 경제와 주택 시장은 우울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다. 이미 지난 2분기에 국내총생산 (GDP)이 마이너스에 진입했기 때문에 주택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금 주택 시장은 어디에 있나?

광부들은 일하는 깊숙한 광산 안에 카나리아를 새장에 키웠다.

카나리아가 유독 가스나 산소 부족으로 죽은 경우 광부들은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목숨을 걸고 광산에서 나왔다. 광부에게 카나리아는 목숨을 살리는 신호가 되었다. 주택 시장에서는 이런 신호를 보내는 여러 지표가 있다.


주택 가격과 주택 건설 활동은 주택 시장의 신호가 되기에 충분하다. 현재 새로운 주택 건설 활동은 거의 멈춘 상황이다. 주택 시장의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리가 계속 인상되는 것도 정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개 장단기 금리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진다.

역수익률 곡선은 단기 위험이 장기 위험보다 높기 때문에 불안정한 경제가 눈앞에 있음을 나타내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경제성장율을 보여주는 GDP의 항목 가운데 기업과 정부의 투자와 지출이 마이너스로 둔화되는 반면 가계 지출의 비중이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정부가 지출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면 예산 흑자가 생기는데 이는 예산을 계획할 때 정부가 기업 활동을 과소 평가했음을 말한다.


지금 주택 시장은 매우 불안정하다.

팬데믹 이후의 삶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와 에너지 그리고 곡물 수급이 불안하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2% 감소해 2021년 9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7월 기존 주택 판매는 6월에 비해 거의 6% 감소했고 2021년에 비해 거의 20% 감소했다. 7월 기존 주택 중간 가격은 403,800 달러로 지난해보다 10.8% 올랐으나 6월보다 13,000 달러 하락했다. 그럼에도 노동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마이너스 GDP 수치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간주한다. 주택 착공과 판매가 둔화되기 시작했음에도 주택 가격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매물이 적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은 상승세의 끝에 근접했고 정점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집을 팔고 투자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주거용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은 집을 팔 필요는 없다.

댓글 0개

Comments


bottom of page